보험설계사 1년 넘게 천막농성…사연 들어보니

보험설계사 1년 넘게 천막농성…사연 들어보니

기사승인 2022-03-04 06:00:06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노조)가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손희정 기자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보험설계사들 간의 갈등이 재점화됐다. 지난달 14일 첫 대표교섭에 돌입했으나 이후 실무교섭이 한차례 미뤄지면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 2021년 3월 3일 천막농성을 시작한 노조는 오늘로 367일째를 맞았다.

김태은 한화생명지회장은 “전국택배노동조합은 파업 65일 만에 협상을 타결했다. 우리는 1년여만에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실무협의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이면 제판 분리 1년째 되는 날이다. 교섭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 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회,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임금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못했다.

양측은 대표교섭 날짜를 오는 7일로 정하고 2~3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24일 한차례 실무 협상이 예정됐으나 사측은 교섭위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교섭을 연기했다.

또 다른 노조인 한화생명지부와의 차별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우리 지회도 한화생명 정규직 지회와 똑같이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우리는 한화생명 본사가 아닌 유스호스텔에서 상견례를 해야 하는 지 모르겠다”면서 “우리를 한화생명의 일원이라고 생각한다면 365일 가까이 천막 농성을 하는 우리에게 최소한의 사무 공간은 마련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는 기존 정규직 노조인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와 소속 설계사들이 새로 설립한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있다. 지난 2020년 말 전국보험설계사노동조합이 전국단위의 보험설계사 노동조합으로서 처음으로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로 전환했다. 이듬해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설립되고 3000여명의 보험설계사가 노조에 가입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노조)가 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손희정 기자

이 위원장은 “일 년에 걸쳐 합법적 공간 내에서 투쟁과 교섭을 요구했지만, 아직도 회사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7일에 대표 교섭 날짜를 잡은 이유도 3주 동안 실무교섭을 통해 기초협약서 등을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난 3주 동안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이는 설계사들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지난달 17일 임금(수수료)협상에 제출할 요구안을 심의 승인했다. 요구안에 따르면 ▲수수료 환산율, 수수료 규정 변경 시 노조와 협의 ▲생명보험, 손해보험 환산성적을 합산해 평가 ▲출근 수당 10000원 지급 ▲정상 유지되는 보험계약의 수수료를 삭감하는 유지율 제도 폐지 ▲갱신 수수료, 수금 수수료를 보험료 납입기간 동안 지급 ▲분급형 수수료 FP(설계사)에 대한 불이익 규정 삭제 ▲FP(설계사) 과실이 없는 보험계약의 실효, 해약에 대한 환수 등 불이익 규정 삭제 ▲해촉 이후 해촉된 FP(설계사)에게 모집수수료, 생산성 수수료를 지급하고 수금 계약 이관 FP(설계사)에게 고객서비스 수수료, 수금 수수료, 갱신 수수료 등을 전액 지급을 요구할 방침이다.

오세중 보험설계사지부장은 “4일 온오프라인 실무교섭이 예정돼 있다. 기초협약에 관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면서 “7일로 예정된 대표교섭은 미정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관계자는 “회사는 노조를 정식 인정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사무금융노조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성실히 교섭에 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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