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초심으로’…HDC현산, 안전 경영 ‘박차’

‘다시 초심으로’…HDC현산, 안전 경영 ‘박차’

HDC현산,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등 주주제안 수용
전문가 "안전 강화 등으로 기사회생"

기사승인 2022-03-06 07:00:02
사진=안세진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안전 건설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연달아 붕괴사고를 낸 것을 계기로 이사회 내에 안전보건위원회를 만들고 사외이사 중 관련 전문가를 선임하는 등 안전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인 네덜란드 연금 투자회사 APG가 요구한 정관변경에 관한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HDC현산은 당초 4가지 요구안 가운데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조항을 수용했다. 

수용한 나머지 내용은 △지속가능경영, 안전 경영 등에 관한 회사 의무를 명문화하는 전문신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및 안전보건 전문 사외이사 1명 이상 선임 △지속가능경영 공시 도입 등이다.

또 ‘회사는 정도경영의 원칙에 입각해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등 ‘정도경영’ 실천 관련 전문을 신설했다. 안전보건 전문가 1명을 포함한 위원회 구성에도 합의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정관변경에 대해 “광주 아파트 사고에 대한 책임감 있는 모습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며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제외한 4가지 제안에 대해 수용하기로 했다. HDC현산은 오는 29일 열릴 제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제안을 승인받을 예정이다. 

APG와 함께 정관변경을 요구한 경제개혁연대는 HDC현산이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은 수용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권고적 주주제안권은 상법이나 정관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명시하지 않은 ESG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을 가능하게 하되 권고적 효력만 갖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건설안전 및 ESG에 관한 이사회 등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취지의 정관 변경을 받아들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면서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통과되면 당초 주주제안의 취지와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관 내용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이 과도한 주주권 행사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아쉬움과 유감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는 ESG 관련 적극적 주주 활동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APG의 주주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위기 쇄신을 토대로 HDC현산이 새롭게 발돋음 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 HDC현산은 최근 정비사업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시키고 있다. 지난달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이어 최근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에서 경쟁사를 누르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HDC현산은 ‘아이파크 보이콧’ 움직임 속에 정비사업 시장에서 퇴출 위기까지 내몰렸지만 가까스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의 가장 큰 목표는 아무래도 ‘안전’ 이미지 회복일 것”이라며 “주주 제안도 받아들이고 안전 관련 인사를 단행하는 등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으로 봤을 때 긍정적으로 나아가고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경우 타격은 더욱 클 것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보다도 몇 배로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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