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번진 울진 산불, 축구장 700개 면적 태웠다

강풍에 번진 울진 산불, 축구장 700개 면적 태웠다

기사승인 2022-03-04 18:46:14
강풍 타고 번지는 울진 산불. 연합뉴스

경북 울진 북면 두천리에서 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르게 북쪽으로 번지며 축구장 수백 배 면적을 집어삼켰다. 소방당국은 불이 한울원전까지 번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4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7분 발생한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번졌다. 오후 4시 기준 울진에서만 주택 12채, 창고 3동, 비닐하우스 1동이 불탔고, 마을주민 3950여명이 마을회관과 학교 등으로 급히 대피했다. 산불이 7번 국도 주변으로 번지면서 이 길 차량 운행이 통제됐고, 울진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도 터지지 않았다.

산불 영향 구역은 최소 400㏊에서 최대50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축구장(0.714㏊) 560~700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당국은 오후 1시50분 전국소방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오후 2시10분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진화헬기 28대와 산불진화대원 417명이 현장에 긴급 투입돼 불을 끄고 있다. 이밖에 50사단과 포항해병대 등 군부대가 산불진화에 협력하기로 했고, 도청과 군청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울진 화재 현장

당국은 산불 현장 근처 한울원전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고성능화학차 등 소방차 24대와 대용량방사포시스템를 배치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후 3시 전력거래소의 지시에 따라 가동 중인 한울 1~5호기의 출력을 전반으로 줄여 운행 중이다. 출력은 줄였지만 전력 예비율에 여유가 있어 전력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한수원 측은 밝혔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발전소 피해는 없다”면서 “불씨가 바람을 타고 송전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한울 1~5호기 출력을 50%까지 낮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산불 상황을 보고받은 뒤 “최우선 목표를 인명피해 방지에 두고,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조기 진화에 전력을 다하라”며 “한울원전 안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SNS에서 “조속히 진화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주민을 비롯해 소방관들도 피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피해 지역의 조속한 회복을 위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조속한 진화와 함께 진화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썼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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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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