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숙소 예약 후 ‘노 쇼’…임시완은 왜

우크라 숙소 예약 후 ‘노 쇼’…임시완은 왜

기사승인 2022-03-05 20:55:04
배우 임시완. 왼쪽은 그가 공개한 우크라이나 숙소 예약 내역.   사진=박효상 기자, 임시완 SNS 캡처

배우 임시완은 이달 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우크라니아 수도 키이우 한 호텔에 숙박을 예약하고 대금도 결제했다. 투숙일 전날까지도 그는 서울에 머무르며 제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 임시완은 자신이 예약한 호텔 측에 “방을 예약했지만 당연히 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침공으로 삶이 무너진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한 이른 바 ‘착한 노쇼’다.

‘착한 노 쇼’는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엔비를 이용한 새로운 기부 형태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은 우크라이나 내 숙소를 예약한 뒤 방문하지 않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 임시완은 호텔 주인에게 “당신과 키이우 시민들이 안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2000만원을 기부했다.

‘노 쇼’ 기부는 미국 뉴욕에 사는 인플루언서 쿠엔틴 콰란티노(본명 토미 마커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에어비엔비에 따르면 3일과 4일(현지시간) 이틀 동안에만 우크라이나 내 숙박업소에 6만1000건 넘는 예약이 이뤄졌다. 예약 금액은 200만달러(약 24억3500만원)에 달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은 기부단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기부를 받을 수 있어 좋고, 돈을 기부 받은 호스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은 시민들에게 방을 내주기에도 좋다.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착한 노 쇼’에 에어비엔비도 동참했다. 사 측은 우크라이나 내 숙소 주인과 예약자들에게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들을 위해 최대 10만 명에게 임시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침공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선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NS에선 ‘노 쇼’ 기부 인증이 잇따른다. 우크라이나에서 숙소를 운영하는 비카는 예약자에게 “무척 고맙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이 도시의 여자들과 아이들을 계속해서 죽이고 있다. 지금은 무척 힘들지만, 우리는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숙소 주인은 “이 공포가 빨리 끝나고 당신(예약자)이 우크라이나에 올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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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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