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선관위 투표 관리 미흡 일제히 비판…“참정권 보장 최우선”

與‧野, 선관위 투표 관리 미흡 일제히 비판…“참정권 보장 최우선”

이재명 “본 투표에서 반복되면 안 돼”
윤석열 “투표권 권리 보장해야 해”
장성철 “선거 관리 부실 용서할 수 없어”

기사승인 2022-03-06 17:40:04
확진자 투표를 투표함이 아닌 봉투로 받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 격리자 사전 투표가 부실했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야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투표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발생했다. 특히, 일부 투표소의 경우 제대로 투표 관리가 안 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졌다.

SNS를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임시 기표소 투표지 운반 봉투에 이름을 적어놓는가 하면 쇼핑백이나 우체국 박스에 투표한 표를 받아서 이동시키는 문제까지 발생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미 투표된 용지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 경찰이 출동했다. 또 확진자와 일반인 간의 동선을 분리하지 않은 채 투표를 진행한 곳도 있다.

투표가 완료된 용지를 받아놓고 빈 테이블 위에 아무도 관리하지 않은 채로 10여 분간 방치한 사례도 발견됐다. 투표함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아 현장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표를 달라고 해 항의가 쏟아진 곳도 있다.

임시기표수 투표지 봉투에 투표자 이름을 기명했다(빨간색, 왼쪽), 일반인과 확진자들이 같이 투표소에 서 있다(가운데), 투표용지를 쇼핑백에 담았다(오른쪽).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의 미흡한 투표 처리 절차를 두고 항의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투표하는 과정에서 많은 불편을 겪었다.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 투표에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6일 오전과 오후에 논평을 내고 선관위의 철저한 대책을 요구했다. 백혜련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틀간 사전투표가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중대한 시기에 선관위의 부실한 투표관리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져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픔과 불편을 참고 방문한 분들을 추위에 떨게 하고 투표용지 관리도 엉망이었다”며 “이미 기표가 된 용지를 주거나 쓰레기봉투에 투표한 용지를 담아 옮겼다”고 비판했다.

항의 방문 이후 오후 논평을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백 수석대변인은 “선관위에 항의와 대책 마련을 위한 항의 방문을 했다”며 “미숙한 선거 관리 질타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즉각 책임 있는 인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며 “이번 사태를 전수조사하고 국민들에게 보고하도록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선관위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났다.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 투표에서 혼선이 발생했다”며 “투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했음에도 선관위는 혼란과 불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정권은 방역이라는 행정적 목적으로 제한될 수 없는 헌법적 권리”라며 “이번 대선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 어느 때 보다 날카롭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권자가 본인의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도록 하는 것은 비밀선거를 위해 지켜져야 하는 중요한 절차”라며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연유를 묻고 납득할 만한 보완책을 만들 것을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강력히 질타했다. 원 본부장은 “만약 국민의힘 정권에서 민주당 추천 선관위원을 한 명도 안 넣고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떤 사태가 일어났겠냐”며 “남을 비판한 기준은 자신에게도 적용될 수 있어야 공정하고 신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권자인 국민에게 설명 의무와 제도개선, 선량한 관리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국민들과 야당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비밀투표를 어기고 관리 절차도 너무나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자들의 착오라고 언급한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선관위가 헌법기관임에도 스스로 위상을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6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관리 부실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처음부터 기획해서 매뉴얼대로 처리했어야 함에도 기획, 예측, 대응, 해명 모두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관위의 해명이 실무자의 착오와 편의성 등을 언급했는데 이는 잘못된 대응”이라며 “헌법에 규정한 비밀투표를 위반해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스스로 위상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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