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이 커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실무자의 실수’를 언급하면서 ‘난동’을 언급했다. 여야는 중앙선거위원회를 국회로 불러 질타를 쏟아냈다.
서울 은평구 선관위는 지난 5일 은평구 신사1동주민센터에서 확진자와 격리자 대상 사전투표가 진행 중 유권자 3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투표된 용지를 든 봉투를 받았다. 투표 종료 후 확인한 결과 투표용지 봉투 중 한 개에서 특정 후보 기표가 완료된 투표용지 2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선관위에 방문해 김세환 선관위 사무총장과 대화한 내용을 올렸다. 해당 내용에서 김세환 총장은 “(유권자가) 통에 직접 넣어야겠다면서 소란이 벌어졌다”며 “내 손으로 넣어야지 왜 봉투에 넣어서 하냐고 항의해 ‘난동’이 일어나 진행이 안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가 잘못한 사항에 대해 국민이 항의하는데 난동이라는 표현을 쓰냐”고 묻자 김세환 총장은 “순리적으로 했으면 그건 난동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또 김세환 총장은 이 후보가 날인된 투표용지가 봉투에 들어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관리인이 투표용지 3장을 수거해서 2장만 투표함에 넣고 1장을 안 넣고 남은 것이다”라며 “관리인이 진술했다”고 답했다.
선거관리 미흡으로 인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이날 박찬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과 김재원 선거국장으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는 서영교 민주당 행안위원장과 백혜련 민주당 의원, 이해식 민주당 의원, 박완수 국민의힘 의원, 이영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야는 사전투표 부실 관리와 후속 대책 관련 별도 보고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시작부터 선관위를 강하게 몰아붙이며 질타했다.
박완수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는 “자료도 없이 구두로 보고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기초 자료는 들고 와야 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서영교 민주당 행안위 위원장도 “그렇다”며 동의했다.
김재원 선관위 사무국장은 본투표에서 확진자 선거관리하는 두 가지 방안을 설명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은 선거관리 미흡과 선거 행정 수준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본투표 대책을 촉구했다.
백혜련 의원은 “투표함에 직접 투표지를 넣지 못한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며 “몸이 아픔에도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사전투표소까지 오신 분들이다. 본 투표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의원은 “대한민국 선거 행정 수준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마치 선거 자체가 하나의 의혹이 있는 것처럼 비쳤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위법 사항을 강조하면서 선관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완수 의원은 “공직선거법과 헌법 규정을 모두 위반한 것이다. 선관위만 책임이 아니다”라며 “선거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행정안전부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영 의원은 조사의 미흡함과 중앙선관위원장의 출근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상황 파악이 국민의힘보다 안됐다”며 “실제 투표한 확진자와 격리자의 수가 실제 투표함에 용지가 들어간 수가 상이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조사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 의원은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4~5일 출근도 하지 않았다. 선관위에 출근을 왜 안했는지 묻자 ‘비상임이기 때문에 매일 출근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게 답이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박찬진 선관위 사무차장은 “의원님들이 오늘 말씀하신 것을 전부 수용하겠다”며 “본 투표는 한 치 오차와 차질도 없이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일 행안위 전체회의 소집은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본투표에서 행안위를 열자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