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선대위 지도부 역시 국민의 뜻을 받들고 앞으로 민생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고 성과를 냈지만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못 채워서 진 것”이라며 “결국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생긴 일이다. 국민의 판단은 언제나 옳았다”고 말했다.
제20대 대선 개표 결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48.56%, 이 후보는 47.83%를 득표했다. 0.73%p 차이로 이 후보가 패배한 것을 두고 이같이 설명한 것이다.
이 후보는 결과를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는 “저는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을 언제나 믿는다”며 “지금의 이 선택도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의 발현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유세를 함께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그는 “이재명이 부족해서 패배한 것이지 우리 선대위, 민주당,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며 “선대위‧민주당 당원‧지지자 여러분, 이재명의 부족함을 탓하시되 이 분들에 대해서는 격려해 주시고 칭찬해주길 바란다. 제 진심이다”고 했다.
윤 당선인에게도 당부했다. 이 후보는 “차기 정부가 국민의 뜻을 보살피고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고 평가 받는 성공한 정부,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부족했다. 고맙다”고 말한 뒤 허리를 90도로 숙여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는 송영길 대표, 이낙연 상임총괄선대위원장,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과 선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 다수가 참석했다. 이 후보는 입장하며 의원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연설이 끝난 뒤 송 대표와 우 본부장과 포옹했다. 이때 송 대표와 우 본부장의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민주당 선대위 지도부는 국민들에게 반성문을 썼다. 송 대표는 “국민들께서 그렇게 우리에 대한 미움이 다 안 가셨구나. 제가 대표된 이래 그렇게 이재명도 반성하고 우리 모두가 노력했지만 그래도 좀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패배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다고 했다. 그는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뛰어서 47%가 넘는 역대 최고 득표율, 16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민주당 이재명을 지지해줬다. 대통령 선거가 생긴 이래 가장 근소한 차인 0.73% 차로 후보가 결정됐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윤 당선인에게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송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번 대선이 정권교체 넘어 정치교체로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개편되지 않으면 국민적 통합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절감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송 대표는 “민주당이 얼마나 저력 있는 정당인가”라며 “힘을 잘 질서 있게 모아서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더 겸허한 자세로 민생을 위해 개혁과제를 실천하는 민주당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도 모르겠다하는 걱정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며 “이제부터 민주당은 지혜와 결단을 요구받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여러분의 혜안과 용기로 잘 대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우 본부장은 “실무책임자로서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책임을 통감하고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 “우리는 패배했지만 우리의 꿈과 우리의 비전이 패배한 건 아니다. 다시 또 출발해야 한다 생각한다. 패배에서 교훈을 찾아 다시 출발하는 민주당이 되자”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