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왕자 없는 세계에 서다 [들어봤더니]

(여자)아이들, 왕자 없는 세계에 서다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2-03-14 17:47:32
그룹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왕자 수난시대’. 14일 오후 6시 공개되는 그룹 (여자)아이들 신곡 ‘톰보이’ 뮤직비디오를 짧게 요약하면 이렇다. 이 작품에서 소녀들은 더 이상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여자)아이들 멤버 각자의 개성을 따 만들어진 인형들은 오히려 왕자를 납치하고 결박하며 제 힘을 과시한다. 이날 온라인에서 만난 소연은 “가사 그대로 ‘나는 바비 인형이 아니야. 나는 그냥 나일 뿐’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는 이 곡 작사·작곡·편곡에도 참여했다.

△ “내 몸에 상처 하나도 어림없지”

‘톰보이’는 (여자)아이들이 이날 발매하는 첫 번째 정규음반 타이틀곡이다. 강렬한 기타 소리가 반항적인 분위기를 낸다. (여자)아이들은 이 곡에서 기꺼이 악당이 된다. 상대에게 “사정없이 까보라”면서 “내 몸에 상처 하나도 어림없지”라고 비웃음을 짓는다. 소연은 “(여자)아이들 특유의 당당함을 드러낸 노래”라면서 “나는 그 누구의 기준에 맞출 수 없다, 나는 그냥 나일뿐이라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는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처럼 호전적이고 재기발랄하다. 미연은 “사랑에 눈물 흘리는 뻔한 여주인공이 아니라, 그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는 과감한 여주인공 모습을 담았다”며 “뮤직비디오를 다 보고 나면 진한 여운이 남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자)아이들. 큐브엔터테인먼트

△ “세상과 마주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음반”

음반에는 ‘톰보이’를 포함해 총 8곡이 실린다. 그 안에서 (여자)아이들은 영화 속 악당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3번곡 ‘빌런 다이스’),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이게 원래 내 모습’이라고 선언하기도(7번곡 ‘라이어’) 한다. 소연은 “세상의 모든 편견에 관한 감정과 생각을 담았다. (편견에) 물러서지 않고, 세상과 마주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음반”이라고 자부했다. 음반 제목 ‘아이 네버 다이’(I NEVER DIE·나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여자)아이들의 최근 1년을 돌이켜볼 때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데뷔 때부터 독특한 콘셉트와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승승가도를 달리던 이들은 지난해 2월 위기를 맞았다. 전 멤버 수진이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다. 수진은 의혹을 부인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지난해 8월 팀을 떠났다. ‘아이 네버 다이’는 수진이 탈퇴한 뒤 처음 내는 음반이다. 소연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만큼, 대중이 이를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다”면서 “우리의 패기와 각오를 음반 제목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데뷔 후 달라진 건 나이뿐”

2018년 데뷔한 (여자)아이들은 ‘아이 네버 다이’를 발매하기 전 1년 넘게 공백기를 보내며 자신을 갈고 닦았다. 소연은 솔로 음반을 냈고, 미연은 연기에 도전했다. 외국에서 온 민니, 슈화, 우기는 고향으로 돌아가 현지에서 활동했다. 민니는 “몸은 떨어져 있어도 항상 멤버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웃었다. 소연은 “공백이 길었기에 다시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성장에 초점을 둔 음반”이라면서 “데뷔 후 4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우리 나이뿐이다.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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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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