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한국전력은 1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2021~2022’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1(19-25 25-23 25-19 25-23)로 승리했다.
4위 한국전력은 승점 3점을 획득해 승점 47점으로 3위 우리카드(승점 50점)를 3점차로 따라가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게 있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두 팀 모두 경기 전까지 16승 15패로 승률이 같았다. 세트를 더 많이 얻은 한국전력(승점 44점)이 OK금융그룹(승점 41점)에 앞선 4위를 달렸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에 각오를 다지고 나왔다. 경기 전 양 팀 사령탑은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1세트에 한국전력은 예상치 못한 부진에 빠졌다. 1세트에만 범실을 10개나 기록했다. 올 시즌 세트 당 범실이 5.3개로 리그 최소 범실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부담감에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 블로킹도 4개나 잡히는 등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면서 쉽게 1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 한국전력은 패색이 짙었다. 세트 초반 점수를 연달아 허용하면서 세트 패배에 당할 위기에 쳐했다. 꾸준히 점수를 따라가긴 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서재덕이 1세트 후반부터 2세트에도 나섰지만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대로 OK금융그룹이 2세트까지 잡아가는 모양새였다.
2세트 막바지 박철우 투입 후 공기가 달라졌다. 19-20으로 1점차로 끌려가는 상황에 교체 투입돼 3점을 올리면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선수들도 역전에 성공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2세트 승리도 잠시 3세트 다시 한국전력에겐 쉽지 않은 경기가 펼쳐졌다. 이번에도 세트 초반 대량 실점으로 쉽지 않은 양상이 펼쳐졌다. OK금융그룹이 6점차까지 달아났다.
2세트에 대역전을 이뤄냈던 한국전력은 3세트에도 저력을 발휘하며 조금씩 점수차를 좁혔다. 이윽고 동점을 만들더니 17-17에서 레오의 스파이크가 코트를 벗어나 한국전력이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교체로 투입된 원포인트 서버 김동영이 경기를 뒤집었다. 18-17 근소하게 앞서고 있을 때 4연속 서브 에이스를 성공해 단숨에 점수차를 5점차로 벌렸다. 김동영의 활약에 의기투합한 한국전력은 남은 2점을 얻어내며 3세트도 가져왔다.
분위기를 확실히 탄 한국전력은 4세트에 집중력 높은 모습을 보였다. OK금융그룹의 리시브가 흔들리는 점을 공략해 다이렉트 공격을 계속 꽂았다. 팀의 장기인 블로킹도 살아났다. OK금융그룹이 끝까지 포기 않으며 한 때 동점을 허용했지만, 한국전력 선수단은 자신이 있는 표정이었다. 23-23에서 신영석이 서브 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어진 다음 공격 때 다우디가 블로킹으로 레오를 막아내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상대가 워낙 컨디션이 좋고 강해서 선수 모두가 힘들었을 텐데 잘 견디면서 이겨냈다”라며 “선수들 모두가 봄 배구에 가고자 하는 염원이 컸다. 주전 선수, 교체 선수 모두 자기 역할을 해냈다. 간절함이 만들어 낸 승리”라고 기뻐했다.
안산=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