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 사퇴했다.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여전히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존 지도부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1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 윤호중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보좌진 등에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86그룹 출신으로 구성된 민주당 의원모임 ‘더미래’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서울시당 대회의실에서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모았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전날 KBC라디오 백운기의 시사1번지에 출연해 지금의 체제로 지방선거를 돌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후임 지도체계를 기존 지도부가 다 결정해놓은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의원들과 원외위원장들을 모아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고 성찰과 반성, 혁신, 쇄신에 대해 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 새로운 지도부를 맡아서 지방선거를 치르려고 하니 현장에서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에게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에서도 퇴진 의견이 나왔다.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은 지난 15일 “윤호중 비대위원 체제에서 여러 의견이 있었고 지난 의총에서 그런 의견이 표출됐다”며 “운영위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13일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과감하고 빠른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쇄신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민주당 내 갈등이 당내 주류세력의 권력과 기득권을 놓지 않아 발생한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지방선거 공천 주도권을 두고 쇄신이 아닌 생존권 싸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16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비대위는 새로운 인물들이 쇄신과 혁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라며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세워서 반발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민주당 내에서 반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청년 정치인들을 포섭했다고 했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비대위원장 필요성은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라며 “대선에서 패배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격전이 예상되는 지방선거의 책임을 지게하면 되려 정치생명을 단축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당의 어려움을 수습하고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을 새 인물들이 나와야 한다”며 “공천권을 두고 내부적인 다툼이 지속되면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