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아카데미 시상하다 박수갈채 받은 사연은

윤여정, 아카데미 시상하다 박수갈채 받은 사연은

기사승인 2022-03-28 10:49:56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나선 배우 윤여정. AP 연합뉴스

“수상자는…‘미나리’, 아닙니다. 트로이 코처입니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던 배우 윤여정이 올해는 시상자로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타난 윤여정은 “제가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할리우드에 돌아와서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어머니가 ‘네가 심는 대로 거둔다’는 말씀을 하셨다. 엄마 말을 잘 들었어야 했다”며 “작년에 제 이름이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 것에 한소리를 했는데 죄송하다. 왜냐면 제가 이번 후보자들 이름을 보니 발음하기가 쉽지 않더라. 그래서 (앞으로 벌어질지 모를) 발음 실수에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받으며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게 하는 재치 있는 인사에 장내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당시 윤여정은 “내 이름은 ‘여정’인데, 사람들이 ‘여영’ 혹은 ‘유정’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오늘 밤은 여러분을 모두 용서하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트로이 코처(왼쪽), 윤여정. AP 연합뉴스

남우조연상을 받은 트로이 코처는 영화 ‘코다’(감독 션 헤이더)에서 주인공 루비 로시(에밀리아 존스)의 아버지 프랭크 로시를 연기한 농인 배우다. 윤여정은 수어로 코처를 호명했다.

무대에 오른 코처는 수어로 “놀라운 여정이었다. 이 자리에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카데미 모든 분이 저희 연기 인정해줘서 감사하다. ‘코다’가 전 세계에서 상영되고 백악관에서도 상영돼 놀랍다. 일전에 백악관 초청받아 대통령과 부통령을 만났다. 수어로 욕을 알려드리려 했는데 다들 말려서 얌전히 수어를 했다. 오늘도 얌전히 수상 소감 중이다”며 웃었다.

이어 “많은 농아인, 연기자들이 있다. 모든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며 “이 상은 모든 농인들, 그리고 모든 ‘코다’ 팀, 모든 장애인들께 바치겠다. 우리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수어로 ‘반짝반짝’을 표현하며 환호했다.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는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던 소녀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과정을 다뤘다.

김예슬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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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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