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여성가족부 폐지 방침에 맹폭을 가했다.
김태진 민주당 비대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인수위가 여가부 업무보고를 30분만에 끝마쳤다. 여가부 폐지를 확실히 하겠다고 인수위에서 밝히기도 했다”며 “사회적 합의 없는 ‘답정너식 불통정치’가 우려된다”고 비꼬았다.
앞서 인수위는 25일 “여가부 폐지는 이미 인수위 내에서도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후 같은날 여가부로부터 받은 업무보고도 단 30분만에 끝냈다. 타 부처 업무보고가 2시간 내외로 진행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빨리 끝난 셈이다.
이를 두고 김 비대위원은 여가부 폐지를 공언하기 전에 여가부의 기능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여가부에는 아동‧한부모‧다문화 가정 지원정책 등이 포함돼 있다. 여가부 주요 기능에 대한 검토와 평가가 이뤄진 다음 폐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합리적”이라면서 “인수위의 폐지 결정은 ‘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라’는 ‘답정너’식 대표 사례”라고 일갈했다.
여가부 폐지에 관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윤 당선인은 여가부가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말했다. 어떤 부분이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건지 묻고 싶다”며 “여가부 정책을 국민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 공감한다. 그런데 부족한 부분 때문에 여가부 존폐 문제로 이어지는 게 맞는 건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가부의 시대적 소명은 유효하다.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성평등, 여성의 사회적 역할, 아동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청와대 이전과 더불어 여가부 폐지까지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민과의 협의 과정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질타했다.
배재정 민주당 비대위원 역시 “요즘 여성들은 ‘인구가족부’라는 말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인수위가 여가부 폐지를 확언하면서 ‘인구가족부’로 개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확정된 건 아니라고 하지만 여성들이 왜 분노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또한 “능력에 따라 사람을 쓰겠다더니 인수위의 주요 보직에 여성들을 찾기 어렵다. 서울대 출신 50대 이상 남성들만 득실하다”며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선거 과정에서 여실히 지켜봤다.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의 화합을 위해 그 모진 말들을 거둬들여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이 땅의 모든 여성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