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통증·충혈 나타나면 강직척추염 의심해야
포도막염은 각막과 공막 사이의 조직인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앞 포도막염의 경우 안구 통증, 충혈, 시력 저하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중간 포도막염이나 뒤 포도막염은 눈부심이나 시력 저하, 비문증(눈 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증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해지면 시력 손상과 실명까지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포도막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감염성 포도막염과 비감염성 포도막염으로 나눈다. 세균, 진균,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요인의 감염으로 인해 나타나는 감염성 포도막염과 달리,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거나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를 공격해 나타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다.
포도막염과 동반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전신 질환으로 강직척추염이 있다. 강직척추염 환자의 약 40%가 포도막염을 동반하며, 특히 앞 포도막염이 자주 재발한다. 평소 허리 아래 부분에 통증이 있는 경우 강직척추염을 의심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전신성 염증 질환 강직척추염… 1020세대에서 많이 발병
강직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 점차적으로 척추 마디가 강직(굳어지는)되는 만성질환이다. 대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에게 발병하지만 최근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여성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어 남녀 모두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강직척추염은 자가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 질환이기 때문에 염증이 다른 신체 부위에 침범하면서 관절 증상 이외에도 관절 외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관절 증상으로는 허리 아래 또는 엉덩이(엉치) 부위 통증으로, 주로 아침에 일어날 때나 휴식을 취한 후 허리가 뻣뻣해지는 형태로 통증이 발생한다. 척추 이외에도 한쪽 다리의 관절이 붓거나 아프고, 발꿈치와 갈비뼈에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아픈 것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강직척추염의 관절 외 증상은 눈, 콩팥, 장, 폐 등 다양한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관절 외 증상 중 하나가 포도막염이다. 때문에 포도막염이 잘 낫지 않고 재발이 잦다면 류마티스내과를 방문해 강직척추염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방법은… TNF-알파 억제제 등 생물학적제제 유용
강직척추염과 포도막염은 유병 기간이 길어질 경우 관절의 영구 변형이나 시력 저하, 실명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강직척추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사용으로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 먹는 항류마티스약제 또는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포도막염의 경우 감염성 포도막염은 원인균을 제거하는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사용해 치료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점안제, 경구제, 주사제 등을 투여해 증상을 완화한다. 다만 스테로이드는 단기간 염증 감소 효과는 크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사용하고 서서히 사용량을 줄이면서 중단해야 한다.
최근에는 효과는 높으면서도 부작용은 적은 TNF-알파 억제제와 같은 생물학적제제도 사용할 수 있다. TNF-알파 억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차단하는 기전을 지녀 포도막염을 동반한 강직척추염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백인운 교수는 “포도막염과 강직척추염의 연관성을 잘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며 “실례로 내원 당시에는 허리 통증이 없던 포도막염 환자에서도 추후에 강직척추염이 진단되는 사례가 있어 비감염성 포도막염이 자주 발생한다면 반드시 강직척추염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포도막염 증상은 일상생활에 미치는 불편함이 크므로 병원을 빨리 찾게 되지만, 강직척추염 환자의 허리 통증 증상은 단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