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세 접종 시작… “백신 안 아파요. 하와이 갈래요”

5~11세 접종 시작… “백신 안 아파요. 하와이 갈래요”

기사승인 2022-03-31 12:51:00
만 5~11세 소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백신 접종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간호사가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빠가 백신 맞고 팔이 부어서 조금 걱정했어요. 그런데 안 아파요. 괜찮아요. 이제 하와이 갈 수 있어서 좋아요”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소재 미즈메디병원 키즈센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결(만 11세, 초등학생)군은 올 여름 가족들과 하와이로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며 즐거워 했다. 동생 이율 군(만 10세, 초등학생)은 코로나19 백신이 ‘독감주사’ 맞는 것과 비슷했다며 친구들을 향해 “백신 맞으면 하고싶은 거 많이 할 수 있으니까 맞아”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만 나이 기준 5~11세(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동~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아동) 소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결 군은 2010년 9월생으로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11세, 이율 군은 2011년생인 만 10세로 접종 대상에 포함됐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31일 0시 기준 만 5~11세 누적 확진자는 148만6821명이며, 사망자는 5명이다. 앞서 백신 접종을 진행한 만 12~18세 청소년 누적 확진자 115만1987명과 비교하면 약 33만명 많다.

보건당국은 당뇨, 비만, 만성 폐·간·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소아에게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소아의 접종은 보호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단, 1차 접종 전에 확진되거나 1차 접종 후에 확진됐다면 이후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소아 접종 진행 방식은 보호자가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성인 접종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의료기관에서 체온, 체중, 신장 등 기본적인 신체계측을 하고 의사와 상담을 거쳐 복용 중인 약, 알러지 여부,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한다. 이후 의사가 별다른 위험 요소가 없다고 판단하면 접종이 진행된다. 성인 접종과 마찬가지로 접종 후 15분간 이상반응에 대비해 의료기관에서 대기하며, 소아와 보호자는 접종 후 주의사항을 지도받는다.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 방문한 보호자가 소아 백신 접종을 위해 접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결·이율 군의 아버지 이한보람씨는 해외에서 소아 접종이 대규모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고 큰 걱정 없이 아이들의 접종을 결정했다. 이씨는 “어차피 백신을 맞추기로 예전에 결정을 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맞추고 끝내자는 생각에 제일 먼저 예약을 했다”며 “일 때문에 작년과 재작년에 미국에 머물렀는데, 아이들 또래 친구들도 이미 다 맞았다고 연락이 와서 큰 두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별이 율이가 코로나19가 끝나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이 하와이인데, 백신을 접종해야 입국을 할 수 있으니까 (아이들이) 올해 여름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화이자 백신으로 접종을 완료했으며, 이씨를 포함해 가족들도 확진 경험이 없다. 그는 “아직까지 (내가) 오미크론에 안걸린 걸 보면 (백신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며 “전문가들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3차까지 접종하면 예방률이 되게 높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과 지인 가운데) 백신을 접종하고 나서 크게 아팠다는 분은 없었던 것 같다”며 “아이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주기적으로 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이 특별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접종되는 소아용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다.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허가된 성인용 백신과 유효성분이 같지만, 용량은 3분의 1만 들어있다. 1차 접종과 2차 접종 간격은 8주(56일)다. 의학적 사유나 개인 사정으로 접종을 앞당길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간격인 3주(21일) 이후 2차 접종을 할 수 있다.

이날 이결·이율 형제의 접종을 담당한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은 “백신 온도 관리, 유효기간 확인, 접종 과정 오류 관리 등에 중점을 둔다”며 “정확한 정보를 설명하고 주의사항을 안내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 알려진 의료정보나 공포감 때문에 과한 걱정을 하는 학부모님들이 많을 것 같다”며 “인터넷에 확산된 정보를 믿지 마시고, 소아과 의료진과 상담을 하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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