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개막한 K리그가 어느덧 4분의 1 지점을 돌았다.
K리그1(1부리그)은 오는 15일부터 열리는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일정으로 인해 휴식기를 갖는다. K리그에서는 울산, 전북, 대구와 2부리그인 전남 드래곤즈가 ACL에 출전한다.
시즌 초반이지만 순위표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다. 3년 연속 전북에 밀려 2위에 자리했던 울산 현대가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최근 상위권을 질주했던 팀들이 하위권으로 밀려나는 등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울산 현대(승점 23점)는 유일하게 무패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이동경(샬케04), 이동준(헤르타 베를린), 오세훈(시미즈 S펄스) 등 공격진이 대거 이탈하면서 우려를 샀지만, 새로 영입한 엄원상(4골 1도움), 아마노 준(4골 1도움), 레오나르도(3골) 등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수비에서는 국가대표 센터백 김영권이 중심을 잡고 있다. 지난 시즌 보다 더욱 강력해진 질식 수비를 보여주며 9경기에서 단 5골만 내주는 철통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울산의 뒤를 쫓는 팀은 2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8점)다. 조성환 감독 체제에서 3년차를 맞이한 인천은 빠른 역습 축구로 K리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특히 올 시즌 영입된 미드필더 이명주와 여름의 영향력은 다른 팀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3위 포항 스틸러스부터 4위 전북 현대도 최상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포항은 올해도 김기동 감독을 필두로 한 탄탄한 축구를 펼치고 있다. 이적시장 막바지에 과거 포항에서 뛰었던 ‘라인 브레이커’ 김승대와 완델손을 다시 데려오면서 막강한 2선을 구축했다.
한때 11위까지 떨어졌던 전북은 이적 시장을 통해 전력 보강을 통해 원상 복구에 나섰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던 미드필더 김진규를 시작으로 풀백 김문환, 센터백 윤영선을 데려오면서 수비 보강에 힘썼다.
선수 영입 효과는 확실했다. 개막전 이후 5경기 연속 무승에 시달리던 전북은 지난 2일 강원 FC전을 시작으로 3연승을 달성하며 4위까지 올라섰다. 수비진 안정과 더불어 침묵에 빠졌던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도 득점을 하면서 대반격의 준비를 마쳤다.
5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3점)부터 공동 8위 강원FC, FC서울(승점 10점)의 승점 차는 단 3점 밖에 되지 않는다. 단 1경기 차이로 순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7위 수원FC(승점 11점)와 공동 8위 FC서울은 휴식기를 앞두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허덕이던 수원FC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이승우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이승우는 최근 3경기 연속골을 포함해 3경기에서 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수원FC의 공격진을 이끌고 있다. 여기에 시즌 초반 잠잠하던 외국인 듀오 니실라와 라스가 살아나면서 기분 좋게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FC서울은 시즌 초반 이길 수 있는 경기들을 대거 놓치면서 승점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가 컸다. 지동원이 부상으로 현재 독일에서 재활 중이고, 나상호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한때 3연패까지 당하며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서울은 이적 시장을 통해 2선 자원 보강에 힘을 썼다. 2년전 임대로 함께했던 한승규가 완전 이적으로 팀에 합류했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합류해 6월까지 함께한다. 2선이 강력해지면서 서울은 안익수 감독 특유의 전방 압박 축구가 더욱 짙어졌고, 지난 10일 수원 삼성과 ‘슈퍼 매치’에서 2대 0 완승을 거두며 반전을 꿰했다.
하위권 3팀의 전망은 그리 좋지 않다.
지난해 3위를 차지했던 대구는 현재 10위(승점 8점)까지 쳐졌다. 올 시즌 가마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대구는 초반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에드가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세징야도 최근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했다. 아직까지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활약마저 저조하다.
11위 수원 삼성(승점 7점) 역시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2라운드 수원FC에게 승리를 거둔 뒤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에 빠져 있다. 빈곤한 득점력이 문제다. 9경기를 치르면서 고작 7골을 넣는 데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새 외국인 공격수 그로닝은 아직 골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최하위 성남FC(승점 5점)은 총체적 난국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뮬리치를 완전 영입했고, 권완규, 김민혁, 팔라시오스, 이종호 등을 품으면서 알차게 전력 보강을 했지만 단 1승(2무 6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경기력이 여전히 올라오지 않은 가운데, 김남일 성남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의 만류로 다시 돌아오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한편 K리그1은 다음달 5일 재개될 예정이다. ACL에 출전하지 않은 팀들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재정비에 나선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