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장 사이에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차기 정부 내각 인선 종료와 함께 안 위원장이 일정을 취소해 인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파열음이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은 제20대 대통령 선거 6일 전인 지난달 3일 안 위원장에게 ‘공동정부’ 구상을 약속하면서 단일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인수위가 18명의 차기 정부 내각을 구성한 결과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는 전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위원장은 14일 오전 10시 30분에 예정된 서울소방본부 소방정책 현장방문 공식일정을 취소했다. 또 지난 13일에는 윤 당선인과의 만찬에 불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내각 인사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들의 기대와도 어긋난 상황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12~14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윤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단일화 이후 양당 통합과 공동정부를 통한 협치 전망’을 조사한 결과 ‘잘될 것’이라는 응답은 51.4%(아주 잘 된다 19.6%, 어느 정도 잘 된다 31.8%), ‘잘 안될 것’은 45.5%(전혀 안 된다 20.7%, 별로 안 된다 24.8%)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의 일정 ‘보이콧’을 두고도 공동정부 목표는 5년이라면서 대답을 피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4일 오전 통의동 일일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인선문제에 대해 여러 해석이 있지만, 공동정부로 가는 시간은 5년”이라며 “인수위는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안 위원장이 고심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간의 만남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별 면담 계획이 없다”며 “두 분은 언제든지 통화할 수 있고 만날 수 있다. 확인해 드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갈등에 대해 일어날 것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이 일로 인해 합당은 물론 지방선거까지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안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나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14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18명 중에 안철수계 인사가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를 이야기한 것과 완벽히 다른 상황”이라며 “공동정부와 관련된 내분 역시 일어날 것이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수위원장이 일정을 보이콧하면 당선인이나 인수위에서 위원장을 만나는 등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켜본다는 입장을 냈다. 이는 국민의힘이 손을 놓은 것”이라며 “안 위원장도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국민들에게 속았다고 말하기도 어려워졌다”며 “정부가 시작하기도 전인 인수위 과정에서 공동정부를 두고 문제가 생기면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안 위원장이 합당 약속과 함께 단일화한 상태기 때문에 민주당으로 갈 수도 제3지대를 형성하기도 어려워졌다”며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안 위원장의 정치생명이 갈리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6.4% 무선 ARS 83.6% 무작위 RDD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