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차기 총리 후보자로 지목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정을 전원 거부하면서 국민의힘 측이 협조를 촉구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자료제출 미흡과 청문회 개회에 대해 강한 항의를 했다. 한 후보자가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 사생활 침해 우려 등으로 요구받은 검증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다.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강병원 민주당 간사는 “일정을 조정하자는 요청을 했지만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회한 것이 유감”이라며 “부동산 계약서를 제출하지 않고 부동산원에 개인정보 동의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의혹을 해소하냐”고 비판했다.
이어 “김앤장에 자료를 요구했다. 몇 년간 20억이라는 고문료를 받아 이를 검증하려는데 영업비밀이라고 했다”며 “국익을 위해 좋은 일 한 것처럼 이야기했는데 깨알처럼 자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검증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 12명 중 8명은 일정조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강병원 간사의 발언이 끝난 후 잠시 앉아달라고 요구하자 고성이 오가면서 심각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는 강병원 간사의 입장을 반박하면서도 일정을 합의하자고 호소했다.
성일종 간사는 “한덕수 후보자에게 민주당과 정의당 요청자료가 1090건이었다”며 “민주당 정부 3번 인사청문회 당시 요청자료가 200~300건 수준을 고려하면 3~4배 가까이 높은 자료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또 “70년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는데 이때부터 받은 봉급 내역 일체를 달라고 한다”며 “50년 전 급여 내역을 어떻게 다 보관할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80여 년도부터 97년까지 출장기록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반박을 마친 성일종 간사는 민주당과 정의당에 협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다시 일정을 협의하자고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번 청문회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민주당 의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많은 현안이 있고 국제 정세도 불안한 상황”이라며 “국가적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청문회를 거부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후보자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각각 장관, 대사, 총리를 맡은 협치의 상징”이라며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청문회는 여야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당 의석이 텅 비어있다. 다시 민주당에 가서 설득하고 민주당이 함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며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도록 설득할 시간을 달라”고 설명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