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일 차에 접어들었지만, 청문회가 진행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전날 양당 간사가 논의에 들어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주요 의혹을 가진 후보자들은 더 심각한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사들의 검증이 처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한 후보자는 진보와 보수 정부 모두에서 활동한 만큼 무난한 청문회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제 청문회가 시작되자 고성이 오가는 등 연이은 파행을 거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5일 한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검증이 불가능하므로 인사청문회를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일정을 거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정부의 인사청문회 당시보다 자료 제출 요구가 3~4배 높은 양이라고 반박하며 차기 정부를 위해 협치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첫날인 25일 오전 청문회가 파행하고 오후 1시 40분부터 양당 간사가 만나 협의를 하기로 했지만 결국 인사청문회는 진행되지 못했다. 오전과 오후 각각 39분, 16분이 진행되면서 총 55분의 발언만 공개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청문회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후보들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모든 후보를 다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고 국민적 정서상 동의를 얻기 어려운 후보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문제가 없는 후보들의 경우 검증 과정이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특정 후보의 의혹들을 살펴보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 양 당이 물러설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원인으로 사회의 투명성 요구와 정치권의 과거 체계를 이유로 들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도 본지와 통화에서 “다음 달 10일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하는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가장 문제였던 정 후보자와 한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시작 전부터 이런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검경 수사권 기소권 분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부분까지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점점 더 투명성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해가고 있는데 정치가 과거 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가장 심각한 의혹들이 제기된 후보자들은 아직 인사청문회를 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된 정 후보자나 김 후보자는 냉정하게 생각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한 후보자는 양당이 모두 물러설 수 없어서 큰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