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검수완박’ 중재안 독이었나…‘지지자 반발‧재협의’

박병석 ‘검수완박’ 중재안 독이었나…‘지지자 반발‧재협의’

신율 “정치력 시험대 올라”
장성철 “직권상정 문제 나올 것”

기사승인 2022-04-26 14:30:43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박효상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검수완박’ 중재안으로 양당의 갈등을 멈추려고 했지만 결국 무의미해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장의 중재 행보가 되려 독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재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양당의 갈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26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장이 중재안을 내놓은 이후 양당이 수용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다시 ‘검수완박’을 두고 국민의힘은 재논의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강행에 돌입했다.

박 의장의 중재안은 처음에 효과가 있는 듯했으나 각 당의 강성지지자들이 대거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 강성지지자들은 박 의장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민주당은 180석을 쥐여줘도 완전한 검수완박을 못하냐” “주요 항목을 빠뜨린 박병석 의장은 사퇴하라” 등의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강성지지자 역시 국민의힘과 박 의장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중재안이라고 부르지만 결국은 점진적 진행 아니냐” “국민의힘은 이런 중재안을 왜 수용했느냐”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각 당의 움직임도 박 의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이 강행하려고 했던 ‘검수완박’의 일부 조항을 삭제하고 항목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과 갈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재안 이후 수용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은 25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면죄를 위해 선거 범죄를 뺐다는 우려는 뼈아픈 대목”이라며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의 지적과 뜻을 모을 수 있도록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장 선회와 함께 민주당도 같은 날 밤 9시 20분에 법안심사 제1소위를 열고 박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대로 처리에 돌입했다. 

박주민 제1조정위원장은 26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법사위 1소위를 열어 심의를 진행했다. 중재안을 최대한 법문에 반영하는 것이 법사위의 논의 목표이자 방향이어야 한다”며 “어제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른 목적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 의장이 이날 양 당 원내대표와 함께 재차 중재에 나섰지만 역시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별도의 추가 합의는 없었다”며 “기존 방침대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왜 재논의를 요청했는지에 대한 상황 설명해 드렸다”며 “민주당의 입장을 이야기해서 잘 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박 의장의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망하면서 향후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직권상정 문제와 국회의장 평가 문제 등 때문에 박 의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박 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중재라고 부르기엔 한계가 있다”며 “양측 모두를 만족하게 할 수 없어서 박 의장의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중재안 자체가 잘못됐다는 응답이 우세한 것으로 나왔다”며 “박 의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뛰어난 국회의장 평가를 위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현재는 의장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후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양당을 중재하기 위해 안을 내놓은 것”이라며 “할 일을 한 것이지만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처럼 국민의힘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해당 중재안을 상정해달라고 하면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다”며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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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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