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1’ 이주명 “쫄지 말자는 생각 컸죠” [쿠키인터뷰]

‘2521’ 이주명 “쫄지 말자는 생각 컸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2-04-28 06:00:10
배우 이주명. YG엔터테인먼트

늘 생각이 많았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여러 감정의 파편에 부딪힐 때면 후회가 몰려왔다. 그가 세운 목표는 ‘쫄지 말자’였다. 좀 더 담대해지고 싶던 그에게 어느 날, 당찬 잔다르크가 찾아왔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지승완 캐릭터를 보자마자 그는 생각했다. 내가, 널 가져야겠다고. 쫄지 않고 부딪혔다. 마침내 지승완을 쟁취했다. 배우 이주명은 지승완 역할을 발판 삼아 주목할 만한 신예로 발돋움했다.

“대리 만족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주명은 시종일관 작품과 캐릭터에 열렬한 애정을 표했다. “아직도 문득 (지)승완이와 친구들이 떠오른다”며 아련해하던 그는 “이렇게 많이 사랑받은 적은 처음이라 더 여운이 길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대본을 보자마자 드라마의 성공을 예감했단다. 지승완으로 발탁되기 위해 만고의 준비를 거쳤다.

“저랑 다른 결을 가진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승완이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를 보고 ‘이거구나’ 싶었어요. 승완이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확신이 있는 친구거든요. 그런 모습이 ‘스우파’ 댄서 분들과 겹쳐 보였어요. 그분들의 자신감 넘치면서도 여린, 다면적인 느낌을 살리려 했죠. 허니제이, 모니카, 리정님의 ‘걸크러시’ 면모를 참고했어요.”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송화면 캡처

이주명은 스스로를 소심한 성격이라 소개했다. 확신을 갖고 옳은 행동을 해나가는 지승완에겐 자연스레 매료됐다. “닮고 싶은 점이 많았다”며 반추하던 이주명은 “승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에게 가장 큰 울림을 남긴 건 문지웅(최현욱)과의 옥상 신이다. 지승완은 문지웅에게 과한 폭력을 행사하는 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고 해적방송(인터넷 방송)을 통해 비판하다 자퇴를 결심한다. 이 모든 게 자신 때문이라며 자책하는 문지웅에게 지승완은 말한다. ‘이번에도, 내가 맞다’고.

“승완이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자기만 옳다거나 똑똑하다는 의미가 아니거든요. 승완이가 가진 자신감과 확신을 보여주면서도 지웅이에 대한 위로를 담고 있어요. 괜찮다는 흔한 위로가 아니어서 더 좋았죠. 승완이만의 위트가 담겼으니까요. 승완이가 자퇴 결심을 하고 나서 엄마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혼자 끙끙 앓던 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때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모두가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감정인 만큼 더욱 세심히 준비했어요.”

그는 데뷔 3년 차인 신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놀이터이자 배움터였다. 또래 배우들과 함께하며 현장감을 익혔다. 함께 호흡한 선배 배우 김태리의 배려 덕에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단다. 태양고 5인방의 일원으로 살며 그의 청춘은 새롭게 조각됐다. “마냥 예쁘기만 한 추억이 아니어서 더 좋았다”고 말하는 이주명의 얼굴엔 금세 화색이 돌았다.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스틸컷

“저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친구들과 수다 떨고, 떨어지는 벚꽃만 봐도 깔깔댔거든요. 그런 제가 승완이로 살면서 새로운 기억이 생긴 거예요. 학창 시절은 평생에 한 번뿐인데, ‘스물다섯 스물하나’ 덕분에 두 번째 청춘을 경험한 거죠. 로맨스가 없어서 아쉽지 않냐는 말도 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졸업앨범 같은 드라마잖아요. 완벽하지 않은 첫사랑 같은 느낌이라 더 기억에 남아요.”

소중한 추억만큼이나 뜻깊게 남은 작품이다. 이주명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인간적으로도 성장했다. 소심하던 성격에는 자신감이 깃들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보다 연기 고민이 더 깊어졌다”고 말을 잇던 그는 “그만큼 연기에 대한 희열도 커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본 보고 제가 생각했던 감정과 톤이 카메라 앞에서 해내는 연기와 맞아떨어질 때가 있어요. 캐릭터와 제가 맞닿은 지점이 느껴질 때면 짜릿하고 묘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경험 적은 신인이에요. 그만큼 마음껏 망가지고 싶죠. 폭넓게 대본을 해석해보고도 싶어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제게 그럴 수 있는 용기를 줬어요. 앞으로 이런 작품을 또 만나서 시청자가 공감하는 연기를 해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올해도 ‘쫄지 않고’ 잘 해내려고요. 하하.”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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