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지지율 차이가 크다. 일각에서는 대선 당시 친문과 친명 간 갈등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싸움이 미리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송 후보는 지난달 29일 경선 끝에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본격적으로 오 후보와 승부에 나섰다. 송 후보는 선출 이후 “오 후보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윤석열 정부와 맞서겠다”며 “윤 정부의 독주 견제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 후보는 민주당 내에서도 당내 중진으로 분류된다. 16대와 17대, 18대, 20대, 21대 총 5선을 지냈고 13대 인천광역시장, 제5대 민주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당내에서는 친명계로 분류된다. 하지만 송 후보의 지지율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비교하면 큰 차이로 밀리는 상황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달 30일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823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송영길-오세훈 서울시장 가상대결’을 조사한 결과 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는 57.1%가 나왔다. 반면 송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6.3%에 그쳤다. 둘의 차이는 20.8%p로 이는 오차범위 밖이다.
양 당 대결구도인 제20대 대선에서 0.73%p 차이가 난 것과 대비적인 상황이다. 이 이유로 당 내 반발과 지지층의 분열 등이 꼽히고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지난달 20일 송 후보의 공천을 배제하기로 하자 송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자들인 개혁의 딸과 양심의 아들 등을 언급했다.
이에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궁지 모면을 위해 이재명 상임고문을 앞세우는 분열 꼼수 정치를 즉각 거둬들이라”며 “이재명 반대 공천이라는 명분을 쌓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재명 상임고문 차출론을 두고도 민주당 내에서 엇갈리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송 후보와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당심을 위해 후보 추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상임고문이 의회 경험을 했으면 좋겠지만, 이번 보궐은 아니다”라며 “지방선거를 전국적으로 지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진보 커뮤니티들의 입장도 각각 다른 상황이다. 루리웹 이용자들은 “두 배 점수로 가자. 친이재명에게 ‘정치적 사망’이라는 공식을 적용하겠다” “서울주민인데 송 후보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절대 표를 주지 않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클리앙 이용자들은 “송영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자” “지치지 말고 꼭 승리해 달라” “송 후보는 다선 의원이니 팍팍 밀어주자” 등의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송 후보와 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큰 이유로 오는 8월 전당대회를 꼽았다. 친명과 친문 간 계파싸움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계파 싸움 때문에 지지층이 분열됐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8월 전당대회를 두고 친명과 친문 계파 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지방선거보다 당권 싸움이 더 중요하다”며 “다음 총선 공천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게 중요하다.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계파 사람이 당 대표를 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이재명 상임고문을 계양에 출마하게 하려고 송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했다는 등의 견제발언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계파 간 싸움이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며 “친문 지지자들은 친이재명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친명 지지자들은 친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무선 ARS 100%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4%p다. 통계보정은 2022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