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오방낭’‧尹 ‘사동심결’…화제와 논란의 역대 대통령 취임식

朴 ‘오방낭’‧尹 ‘사동심결’…화제와 논란의 역대 대통령 취임식

역대 대통령 취임식, 당시 정치 상황 그대로 반영
닮은 듯 다른 박근혜 ‘오방낭’과 윤석열 ‘사동심결’ 논란

기사승인 2022-05-10 14:07:15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취임식이 마무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직접 쓴 취임사를 낭독했다. 국회 앞은 새로운 5년을 기대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부터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슬로건(구호)을 내세워 취임식에 나타났다. 4만1000여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시민이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무용, 악기 연주 등이 이어졌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씨는 국회 정문에서 내려 시민과 인사를 나누며 연단까지 180m 정도를 걸어갔다. ‘국민과 함께 만드는 취임식’이라는 콘셉트를 반영한 것이다. 과거 취임식을 치른 대통령들은 보통 단상 앞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은 당시 정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왔다. 이번 취임식은 ‘축제’가 콘셉트였다. 그동안의 취임식은 제왕적 대통령제 인상을 풍겼기에 이를 내려놓겠다는 취지다. 쿠키뉴스는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식이 어땠는지, 윤 정부 취임식과 무엇이 같고 다른지 살펴봤다.

◇ 취임식 초청 인원 늘어났다…제11‧12대 대통령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0년 9월 1일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전두환 전 대통령 취임식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취임식 참석 인원은 약 8800명 정도였다. 이때부터 취임식 초청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 제10대 최규하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3000여명의 인사가, 제5~9대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약 3400명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취임식은 평상시와 같이 개식, 묵념, 식사, 취임선서, 취임사, 폐식 순서대로 진행됐지만 통상 생략하던 대통령찬가를 재등장시켰다.

◇ 취임식 전통 만든 제13대 대통령 노태우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2월 25일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노태우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2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취임선서와 취임사 사이에 예포발사와 합창이 포함됐는데 그 이후로 이것이 대통령 취임식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취임식에서도 예포 21발이 발사되는 등 그 전통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친환경 취임식 추구한 제14대 대통령 김영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국민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김영삼 전 대통령 취임식의 초청장은 재생용지로 제작됐다. 또 풍선 날리기, 꽃가루 뿌리기 등을 하지 않아 친환경의 방향성을 추구했다.

◇ 화합 중심 제15대 대통령 김대중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당일 국회 앞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사진=국민일보DB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식 테마는 ‘화합과 도약’이었다. 취임식단은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를 형상화해 일반국민도 단상인사로 참석할 수 있게 제작됐다. 식단의 지붕을 없애 국민과의 벽을 허무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보였다.

이번 윤 대통령 취임식도 ‘소통’을 주제로 전개됐다. 인사하며 걸어가는 윤 대통령 내외의 모습이 화합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서민 대통령’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식 당일 국민들 앞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서민 대통령’으로 불리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취임식 테마는 일반국민의 아이디어가 반영됐다. 이는 참여정부의 국민참여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민간 자원봉사자 200여명이 취임식 진행을 보조했다. 이번 취임식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이 시민의 통행을 안내하는 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사상 첫 가족참가 신청…제17대 대통령 이명박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참석인원에 가족참가 신청을 받았고 6만여명의 사람들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 '상징' 때문에 논란 부른 취임식…박근혜 ‘오방낭’ vs 윤석열 ‘사동심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경례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에는 국민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계층의 국민 약 6만5000명이 참석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취임식 당일 박 전 대통령은 카퍼레이드에 나서 ‘오방낭’ 개봉 행사를 열었다. 오방낭은 오색비단을 모아 만든 복주머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방낭을 열어 안에 있는 메시지를 읽었다.

이 행사가 논란이 됐던 이유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 최순실씨가 취임식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 취임식 때 쓰인 오방낭.   연합뉴스

최씨는 취임식 한 달 전인 1월 30일에 행사 때 쓰일 오방낭의 초안으로 보이는 사진을 받았다. 오방낭 행사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귀주머니 사진도 해당 사진이 촬영된 지 한 시간 만에 열람했다. 최씨가 취임식에도 깊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의심됐다.

최씨가 오방낭 색 배치도 지시했다고 알려졌는데 일반적인 색 배치와 달라 “박 전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사동심결' 매듭과 비슷하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왼쪽)이 매듭 문양을 뺀 상태로 교체됐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도 박 전 대통령처럼 취임식 전 ‘샤머니즘’ 관련 논란이 있었다. 지난달 11일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을 공개했다. 이 엠블럼은 죽은 사람을 염할 때 쓰는 ‘사동심결’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논란이 커졌다.

대통령취임준비위는 해당 엠블럼이 전통매듭인 ‘동심결’ 매듭을 응용했다고 했지만 전통 매듭 전문가들은 사동심결이 맞다고 주장했다. 여러 의혹 끝에 해당 엠블럼은 교체됐다.

◇ 간소하게 취임식 치른 제19대 대통령 문재인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선거가 치러져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됐다. 문 전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와의 협의로 취임식을 대폭 축소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 국방부 청사에 마련된 새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외국 사절단과의 접견 등 업무를 수행했다. 이때 역대 대통령들이 진행한 카퍼레이드는 열지 않았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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