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코인 만들겠다던 정치권…‘루나 사태’에는 침묵

부동산 코인 만들겠다던 정치권…‘루나 사태’에는 침묵

양준모 “공공의 역할에 대한 무지”
김태기 “가상화폐 잘 몰라”

기사승인 2022-05-16 12:23:22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의 폭락에 따라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량과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코인 거래소’를 만들고 실물자산 기반의 코인을 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루나 가치하락 사건’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코인 거래소를 언급한 송 후보 등 정치권이 이 사태에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 후보는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코인 거래소를 만들고 실물자산 기반의 코인을 발행하겠다”며 공약을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암호화폐와는 차원이 다른 실질적 가치 전환 기능을 하는 가상화폐”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재명 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가 대선 후보 시절 때 공약한 ‘부동산 개발이익 기반 가상자산 발행’에 이은 또 다른 ‘가상화폐 공약’이다.

이 후보는 당시 부동산 투기가 국가적 문제라며 “전 국민에게 대규모 부동산 개발에 참여할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부동산 개발 이익을 가상자산으로 발행해 수익을 공유하는 구상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가상화폐를 통한 투자 열풍이 불자 정치권은 잇따라 가상화폐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루나 사태’처럼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가상화폐 거래에서 정치권의 반응이 없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루나는 한국 국적의 권도형 테라폼랩스코리아 대표와 공동 대표인 신현성 티몬 창업자 출신이 공동으로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다. 

루나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달러 추종 코인)인 ‘테라(UST)'의 가격은 미국 달러와 가치가 1대1로 연동되는데 테라의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간 뒤 12시간 넘게 회복하지 못하는 ’디패깅‘이 발생해 루나의 가격이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송 후보의 공약으로 언급된 ‘가상화폐’가 현 상황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 이해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송 후보의 공약을 짚으며 “공공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서 나온 발상”이라며 “코인 시장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송 후보가 가상화폐에 대해 잘 알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루나 투자자들) 보호 기준은 글로벌 기준에 맞아야 한다”며 “글로벌 네트워크에 의해 (가상화폐가) 움직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상자산은 여러 장치가 있지 않으면 혼란이 온다”며 “지금 당장 (피해자) 보호는 어렵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정치권은 아직도 루나 사태와 관련한 어떠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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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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