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 제주맥주, 라거·무알콜도 출시…시장진입 성공할까 [가봤더니]

‘에일’ 제주맥주, 라거·무알콜도 출시…시장진입 성공할까 [가봤더니]

제주맥주, 브루잉데이 개최…신제품 등 포트폴리오 제시
제주맥주, 라거·무알콜 맥주 이달 중 출시 예정
지난해 영업손실 72억원…“향후 개선해나갈 것”

기사승인 2022-05-16 17:43:02
안세진 기자

크래프트 맥주의 선두주자 제주맥주가 사업 다각화 및 강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섰다. 애초 에일 맥주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제주맥주는 햇원료 사용, 합성향료 무첨가 등으로 통해 질적 성장을 꾀할 방침이다. 여기에 연내 라거맥주와 프리미엄맥주 출시 및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 확장을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매년 증가하는 영업손실을 메꾸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맥주가 1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제주맥주 브루잉데이 ‘2022 한국맥주 2.0, 비전과 포트폴리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맥주 산업에 대한 진단과 함께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제주맥주가 추구하는 산업 방향과 연내 출시 예정 제품을 포함한 신규 포트폴리오에 대해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현재 맥주시장은?

한국 맥주산업은 변화의 기로 앞에 놓여있다. 지난 몇 년간 한국맥주의 역사는 △4캔만(4캔에 1만원) △주세법 종량제 개정 △위탁제조(OEM) 허용 등 정부의 주류시장 규제 완화와 함께 발전해왔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두 개의 대기업이 독점해오던 시장이 달라진 것이다. 

주세 부과 기준을 가격이 아닌 출고량 기준으로 책정하는 주세법 종량제 도입으로 캔 맥주 가격이 내려가고, OEM 허용으로 기존 라거맥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시장에 진입했으며, 여기에 4캔만은 소비자들 사이 하나의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지난 2010년 주류업계에서 3%에 불과하던 수입맥주 시장은 현재 20%를 장악하게 됐다.

이에 따라 크래프트 맥주 기업들이 시장에 대거 나타났다. 크래프트 맥주란 대기업이 아닌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자체 개발한 맥주를 말한다. 제주맥주는 크래프트 맥주로 성장해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문혁기 대표는 “4캔만은 한국 맥주시장만의 독특한 문화 현상이다. 맥주 회사들은 4캔만에 들기 위한 맥주를 만든다. 원부재료 가격이 20년 동안 20~60% 가량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4캔만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종량제 전환으로 과세 표준이 평등해지자 좋은 원료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 OEM 허용으로 설비시설이 없어도 외부 시설을 이용해 캔 맥주 생산이 가능해졌다. 2020년 3월 편의점에서 국산 맥주 비중이 수입맥주 비중을 앞질렀다”고 말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향후 맥주시장은?

하지만 이같은 규제 완화는 동시에 기업들 사이 ‘더 빨리, 더 많이’ 경쟁을 부추겨 공멸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이날 제주맥주가 새로운 비전 발표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지난 2년간 100개의 신제품들이 만들어지면서 업체들 사이 출혈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맥주 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외형만 바꾸는 굿즈형 맥주들은 소비자들 사이 이벤트성으로 기억될 뿐 하나의 제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주맥주는 한국 맥주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캐주얼 △오리지널 △넥스트 비전 발표를 했다. 우선 캐주얼의 경우 맥주를 단순 주류가 아닌 하나의 문화콘텐츠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이를 위한 제품군으로는 ‘아워 에일 컬렉션’과 ‘맥BTI’ 등이 있다. 맥BTI의 경우 성격 유형 검사를 맥주에 적용했다. 아워에일 컬렉션의 경우 맥주 캔에 찍혀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힙합 레이블 AOMG 아티스트의 작업실을 경험할 수 있다. 이날 제주맥주는 래퍼 사이먼도미닉의 음성을 들려줬다. 사이먼도미닉은 “작업실 다크룸을 소개한다. 제주맥주에서 아워에일을 출시했는데 다크룸에서 같이 마시면서 준비한 노래를 듣자. 음악 들려주는 맥주, 진짜 멋있죠?”라고 말했다. 제주맥주는 매분기마다 새로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지널 라인은 제주맥주가 기존에 판매하고 있는 제품군의 강화를 의미한다. 제주 위트 에일, 펠롱 에일, 거멍 에일 등의 제품군이 있다. 해당 제품들은 제주맥주의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조은영 COO는 “맥주 본질에 더욱 집중해 제주산 햇원료 사용, 합성향료 무첨가 등을 통해 ‘좋은 맥주’에 대한 제주맥주의 철학을 보다 강화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농가와의 상생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겠다”며 “현재 다양한 지역의 로컬 제품들도 연구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넥스트 라인은 프리미엄 맥주 제품군을 내놓겠다는 선전포고다. 제주맥주는 연내 4개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출시 예정 중인 제품으로는 △초콜릿, 소금 등 식재료를 활용한 배럴F △와인 유저를 겨냥한 스파클링 프루티제 △비알콜 맥주 등이다. 조 COO는 “맥주를 단순 4캔만에서 뛰어넘어 미식세계 주인공으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며 “여기에 비알콜 맥주를 통해 기존 온라인 매출이 불가했던 사업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제주맥주는 기존 라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주맥주는 연내 크래프트 맥주 신제품 '제주라거 프로젝트 001'를 선보인다. 제주맥주가 라거맥주를 선택한 이유는 라거 시장의 높은 점유율 탓이다. 업계는 국내 맥주 시장에서 '라거 맥주'가 차지하는 부분은 97%로 추정하고 있다. 오비맥주·하이트진로·롯데칠성 등 경쟁사들은 '카스', '테라', '클라우드' 등 다양한 라거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풀어야할 숙제

실적 개선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라거 제품 출시로 이어진 이유가 이같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제주맥주는 2017년 제주도에 300만ℓ 규모 양조장을 건설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제주맥주는 지난해 2000만ℓ 생산 설비를 갖추고 연 288억원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 1위 수제 맥주 기업이 됐다. 

하지만 2015년 창립이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손실액이 65% 증가했다. 특히 2017년 5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손실은 2018년 63억원, 2019년 95억원 등으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영업손실은 326억원이다. 이날 제주맥주는 실적 개선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향후 순차적으로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