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축구에 토종 공격수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2’ 13라운드가 지난 18일부로 종료된 가운데, 현재 득점 선두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무고사(11골)이다. 그 뒤를 김천 상무의 조규성이 9골로 바짝 쫓고 있으며, 지난 시즌 득점왕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민규는 7골로 뒤를 잇고 있다. 득점 4위에는 올 시즌 울산 현대로 이적한 레오나르도와 엄원상이 각각 6골을 기록 중이다.
공동 6위는 무려 6명이다. 허용준(포항 스틸러스), 고재현과 세징야(이상 대구FC), 아마노 준(울산 현대), 김대원(강원FC), 나상호(FC서울)이 5골을 기록 중이다. 현재 득점 득점 상위 11명 중 무려 7명이 국내 선수다.
이례적인 상황이다. 지난 몇 년간 K리그1 시즌 전체 득점 상위 10위 안에서 토종 공격수 이름은 찾기 어려웠다. 과거 시즌들의 득점 상위 10위 중 토종 선수들의 분포를 살펴보면, 2017시즌에 2명, 2018시즌 4명, 2019시즌 3명, 2020시즌, 2021시즌 4명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주민규가 22골로 2016년 정조국(20골) 이후 5년 만에 나온 토종 득점왕에 올랐지만, 여전히 외국인 공격수들이 주축이었다.
반면 지난 시즌 득점왕 레이스를 펼치던 외국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득점 2위였던 라스(수원FC)는 10경기에 출전해 2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 15골을 넣었던 구스타보와 일류첸코(이상 전북 현대)는 각각 3골과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 득점 5위 뮬리치도 아직까지 12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아직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는 게 큰 이유다. 상대적으로 동계 훈련에 늦게 합류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특성상 평소보다 2~3주 빨리 개막한 변수가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크고 작은 부상도 더해져 이전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벤투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거듭난 조규성은 K리그1에서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최다골(2021년 8골)을 뛰어넘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던 주민규도 벌써 7골을 넣으며 2년 연속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새 얼굴들의 활약상도 돋보인다. 엄원상과 고재현은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K리그2(2부리그)에서 뛰던 선수들이다. 허용준과 김대원은 지난 시즌에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올해는 더 물이 오른 모습이다.
토종 득점원들의 발굴과 활약은 K리그 흥행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지난 시즌부터 토종 공격수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토종 공격수의 활약은 리그 자체의 흥행과 스토리가 발생해 팬들의 유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라며 “이들이 나중에 국가대표에서 활약하는 모습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K리그를 보는 즐거움이 생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