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났다. 그가 떠나며 남긴 것은 ‘엄지척’이었다. ‘최고’ 혹은 ‘만족’을 표현하는 손동작을 남긴 배경에는 중국과의 패권전쟁에 운석열 정부가 적극적인 동참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가능해보인다. 이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1년 4개월여 만에 첫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 첫 기착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일본에서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 공식선언과 정상회의, 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이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앞둔 일정이었다.
IPEF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고자 미국 주도로 결성된 경제협의체인 점이나, 쿼드가 군사·안보차원에서 IPEF와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동맹기구라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분명한 목적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손을 거들기로 했다. 지난 21일 한미공동성명에서 한미정상은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한 한미연합훈련 등의 확대,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신흥기술의 파트너십 증진, 글로벌 공급망 협력강화 등을 약속했다. 나아가 대통령실은 IPEF 참여와 함께 공동전략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심지어 윤 정부는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집과 지난 21일 한미정상회단 설명자료 등에서 ‘쿼드’의 참여를 희망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정상회담 과정에서 일부 구체적인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거리를 두며 ‘신남방정책’이란 별도의 이름으로 아시아 정책에 대한 전략을 추진해왔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져 미국을 대신해 중국과 대리전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윤 대통령 취임식에 역대 최고위급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왕치산 부주석을 보낸 점은 윤 정부의 행보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0일 “안국의 경제발전은 무역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경제무역 상대인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상기시키며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시도는 한중 경제무역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고 중국의 맞대응을 촉발할 수도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