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가 20개국에서 200건 발견됐다. 올해 5월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감염과 의심 사례가 다수 보고돼 세계 각지 보건당국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도 검사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으면서 자연스레 ‘진단키트’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현재 원숭이두창과 관련해서 국내에서는 미코바이오메드, 해외에서는 로슈가 관련 진단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코바이오메드가 개발한 진단기기는 유전자증폭검사(PCR)로 코로나19 PCR 검사와 같은 원리이다. 이는 환자로부터 체취된 검체에서 유전자를 추출, 증폭시켜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검사 시간은 보통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소요된다. 해외를 비롯 원숭이두창 진단은 PCR 검사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만, PCR 검사법은 소요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감염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 신속하게 확진자를 걸러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자 정부에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1차 검사로 지정한 바 있다.
또한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어 공항에서 감염이 발견될 확률보단 입국 후 일상생활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더 높다. 이에 따라 초반 증상 발현을 인지하지 못한 환자가 밖으로 감염을 전파하면서 빠르게 확산될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수두와 같은 다른 감염질환이나 발열로 인해 초반에는 감기증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게다가 잠복기가 길어 환자가 유입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발견하게 될 확률이 높고, 이로 인해 밀접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이 있다. 전파력이 낮아도 국민 대부분이 원숭이두창에 대한 면역이 없는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원숭이두창이 이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만큼 신속항원검사도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원숭이두창 신속항원검사 개발 가능성에 대해 미코바이오메드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장 21일 정도로 길기 때문에 항체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항원검사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물론 국내에 유입되고 코로나19 만큼 파급효과가 커진다고 한다면 개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본사를 포함해 업계에서도 좀 더 간단하게, 신속한 제품을 만들고자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씨젠 등 PCR 분자진단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업계에서도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외진단기기업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관련 해외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해외 감염 확산 사례로 볼 때, 감염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진단기기 업계에서도 하나 둘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경쟁자가 늘어난다면 같은 PCR 방법이라도 속도, 간편성 등을 개선한 다양한 제품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달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