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11점차…전북 현대는 반등할 수 있을까

울산과 11점차…전북 현대는 반등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2-05-30 16:16:23
패배후 아쉬워하는 전북 현대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전북 현대는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다. 2010년대 들어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 전북은 K리그에서 통산 9회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5년 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명실상부 K리그 최고의 팀으로 발돋움했다.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였다.

올 시즌에도 전북은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K리그1 감독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우승 후보를 뽑아달라”는 질문에 5팀의 감독이 전북을 꼽았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전북의 강세가 새 시즌에도 이어지리라 내다봤다.

하지만 올 시즌 전북의 퍼포먼스는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30일 기준 7승 4무 4패(승점 25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2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26점)과는 1점차, 선두 울산 현대(승점 36점)와는 무려 11점이나 차이난다. 

득점력 빈곤에 '집 나간 화공을 찾습니다'라는 걸개를 내건 전북 서포터즈.   한국프로축구연맹 

닥공은 어디에?

전북을 상징하는 단어는 ‘닥공(닥치는대로 공격)’이다. 최근 5시즌 중 2020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다 득점 팀에 올랐다.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로 단축 시즌이었지만 경기 당 평균 1.70골로 준수한 화력을 뽐냈다.

지난해 지휘봉을 이어받은 김상식 감독은 ‘화공’을 천명하며 공격 축구를 그대로 계승했다. 지난해에도 전북은 38경기에서 71골을 터트리며 여전한 공격력을 뽐냈다.

하지만 올해는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15경기를 치르는 동안 15골(리그 9위)을 넣는 데 그쳤다. 득점 10위권 내에 전북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외국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 시즌 각자 15골씩 터트리는 등 주득점원이었던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는 올 시즌 10경기를 넘게 소화하는 동안 3골을 넣는데 그쳤다. 올 시즌 리그가 2~3주 빨리 개막하는 탓에 선수들이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지만, 어느덧 개막 후 3달이 넘었다. 리그 적응을 탓할 수 없는 시기다. 

득점포가 침묵하며 전북은 매 경기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죽하면 서포터즈가 9연속 무패 기간에 ‘집 나간 화공을 찾습니다’라는 걸개를 내걸 정도였다.

외국 선수들의 부침이 길어지자 김상식 전북 감독은 지난 29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일류첸코와 구스타보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2선 자원인 송민규와 한교원을 최전방 투톱으로 두는 초강수를 뒀지만, 득점 없이 0대 2로 패배했다.

이들을 대체할 스트라이커 대체 자원도 전북에 부족한 게 현실이다. 토종 공격수 중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2선 자원이지만 공격력이 뛰어난 송민규(9경기 1골), 문선민(12경기 0골) 등도 아직까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김천 상무에서 복무 중인 조규성이 10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하고 있지만, 그는 시즌 막바지인 9월말에나 전역한다.

전북 현대의 김상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홈에서 이기지 못하는 전북

전북의 홈 경기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은 K리그 선수들에게 가장 상대하기 힘든 경기장 중 하나로 꼽힌다. K리그 최고 인기팀인 전북의 수많은 팬들을 마주보고 경기하기 때문이다. 전북이 또 워낙 강팀인지라 상대팀들은 전주 원정 때 수비적으로 경기를 치르다가 얻어맞기 일쑤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올 시즌 전북은 홈경기에서 1승 3무 3패로 부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수원 FC와 개막전에서 승리한 이후 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난 시즌 홈에서 치른 19경기 중 14승(3무 2패)을 거둔 것과 크게 대조된다.

반면 올 시즌 원정 성적은 홈보다 크게 앞선다. 전북은 원정 8경기에서 6승 1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그 1위인 울산 현대와 같은 성적이다. 유이한 다득점 경기 역시 모두 원정에서 나왔다.
 
이와 관련해 김 감독은 지난 29일 제주전에서 패배한 이후 “홈에서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선수들과 여러번 대화도 나누고 준비도 했지만 그렇지 못해 팬들께 죄송하다. 또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라며 “홈에서 유독 성적이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부담이 커진 것 같다.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홈에서는 무조건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경기장에 입장하는 전북 현대 선수단.   한국프로축구연맹

숱한 위기 헤쳐 나간 전북, 이번에는?

전북은 매 시즌 초반부터 질주하지 않고, 천천히 기어를 끌어올리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을 가지고 있다. 최근 3시즌 간 차지한 우승도 시즌 막바지에 이뤄낸 대역전극이다.

숱한 위기를 헤쳐 나간 전북이지만 올해만큼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위 전북은 약 2주간 국가대표 휴식을 맞이했다.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지만 김진규와 백승호, 이용, 김문환, 송민규, 김진수, 송범근 등 주전급 선수 7명이 대표팀에 차출돼 발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국가대표 브레이크 이후 맞이하는 첫 경기가 최대 라이벌인 울산과 ‘현대가 더비’다. 울산전 이후에는 수원 삼성, 대구FC, 김천 상무,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