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리는 1일 이른 아침부터 투표장은 투표하기 위한 유권자들로 붐볐다. 대부분 40대 이상의 유권자들로 20·30세대 청년 유권자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이날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 대부분은 자신이 뽑을 후보자를 마음에 정하고 왔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세대별로 후보자 선택의 기준이 다소 달랐다는 사실이다.
40대 이상은 정당이나 정치적인 구도를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고, 20·30대 유권자들은 정당보다는 후보자의 공약이나 범죄 이력 등을 보고 판단했다.
매산동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70대 남성 유권자는 “지난 5년 동안 실책하고 잘못했다고 해서 지방 권력까지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법은 없다. 새 대통령도 무조건 잘한다는 보장이 있느냐”며 “정치적인 구도를 볼 때 중앙정부를 견제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장을 찾은 20·30대 유권자들 대부분은 지지하는 정당은 딱히 없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후보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니 공약이나 범죄이력을 살펴 후보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수원 매산동 제2투표소 앞에서 만난 30대 여성 유권자는 “지지 정당은 없지만 주변에서 꼭 투표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해 투표하러 왔다”며 “사실 공약은 봐도 잘 모르겠고, 공직자라면 얼마나 준법 의식이 있는지가 판별기준이 될 것 같아 후보자의 범죄이력을 보고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으로 음주운전 이력은 있어야 후보자가 될 수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후보자들의 범죄 이력들이 화려했다”면서 “깨끗하고 정직한 후보 찾는 게 이렇게 어려울진 몰랐다”고 부연했다.
20대 남성 유권자는 “일단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고 누굴 뽑을지 판단했다. 그렇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파트를 짓는다고 해도 청년들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처음엔 정책선거 운운하더니 막판에는 또 비방전으로 이어져 더 실망했다. 사실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투표에 나선 이유도 세대별로 차이를 보였다. 60대 이상은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라는 식의 답을 했지만, 30대 이하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하고 싶지 않지만, 청년들도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는 사실을 정치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나섰다고 답했다.
매산동 1투표소에서 만난 30대 중반의 한 남성은 “사실 우리세대에게 투표일은 그냥 휴일 중 하나로 인식된다”며 “아무도 뽑고 싶지 않은데 투표하지 않으면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식으로 비칠까 봐 투표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