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쌍용자동차·한국지엠)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59만1166대를 팔았다고 2일 밝혔다. 내수는 11만9807대로 전년 대비 3.5%, 해외 판매는 47만1359대로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지속하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판매 실적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마다 차량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차량 인도가 지연되면서 모델에 따라 대기 기간이 최대 18개월에 달할 정도다.
◇ 현대차, 5월 32만4039대 판매…전년비 0.5% 감소
현대차는 5월 국내 6만3373대, 해외 26만666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32만403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2.1% 증가, 해외 판매는 1.1%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2.1% 증가한 6만3373대를 팔아 선방했다. 차종별로 세단은 그랜저가 7602대, 쏘나타 3990대, 아반떼 4918대 등 1만 6544대가 팔렸다. RV는 팰리세이드 4110대, 싼타페 2477대, 투싼 3722대, 아이오닉5 3054대, 캐스퍼 4402대 등 2만570대가 팔렸다.
포터는 8299대, 스타리아는 2914대 판매를 기록했으며,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2812대 판매됐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 4330대, GV80 1635대, GV70 2859대, GV60 724대 등 1만2234대가 팔렸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26만 66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및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기아, 5월 23만4554대 판매…전년비 4.9% 감소
기아는 5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4만5663대, 해외 18만8891대 등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23만455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4.7%, 해외는 5.0% 감소한 수치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3만7949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셀토스가 2만813대, 쏘렌토가 1만7738대로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4.7% 감소한 4만5663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봉고Ⅲ로 5655대가 판매됐다. 승용 모델은 레이 3788대, K8 3636대, K5 2618대, 모닝 2258대 등 1만4651대가 판매됐다. RV 모델은 카니발 5485대, 쏘렌토 5356대, 스포티지 4542대, 니로 2890대 등 2만5208대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0% 감소한 18만8891대를 기록했다. 차종별 해외 실적의 경우, 스포티지가 3만3407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되었고 셀토스가 1만7950대, 리오(프라이드)가 1만4001대로 뒤를 이었다.
◇ 한국지엠, 5월 총 1만5700대 판매
한국지엠주식회사(이하 한국지엠)는 5월 1만5700대(내수 2768대, 수출 1만2932대)를 판매했다.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3%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6471대 수출됐다. 스파크와 말리부도 각각 2792대, 597대가 수출되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3.8%, 675.3% 증가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Carlos Meinert)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업계 전반에 걸쳐 장기화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칩 수급 이슈와 이로 인한 생산 차질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며서 “이런 가운데에도 트레일블레이저와 콜로라도부터 올해 출시된 신제품들까지 쉐보레 대표 인기 차종들에 대한 국내외 고객 관심이 뜨겁다”고 했다.
그는 이어 “6월에는 이쿼녹스 출시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고객 라이프스타일과 경험 확대를 위해 한층 강화한 SUV 라인업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르노코리아, 5월 8591대 판매…전년비 17% 감소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8591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17.0% 감소했다. 내수는 부품 수급 차질로 19.6% 줄은 3728대를 기록했고, 수출도 선적 지연 영향으로 14.9% 감소한 4863대를 기록했다.
르노코리아 대표 모델인 XM3는 전년 동월 대비 93.8% 증가한 1907대를 판매하며 5월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은 부품 수급과 선적 지연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14.9% 줄어든 4863대에 그쳤다.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는 선적 물량 4337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80% 이상인 3481대를 차지했다. 그 밖에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502대와 트위지 24대가 수출 실적을 올렸다.
◇ 쌍용차, 5월 8282대 판매…전년비 6% 줄어
쌍용자동차는 지난 5월 내수 4275대, 수출 4007대를 포함해 8282대를 판매했다고 2일 밝혔다.
수출 물량 증가에 힘입어 3개월 연속 8000대 판매를 넘어섰지만,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제약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6% 줄었다.
지난달 수출 위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함에 따라 내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7% 감소했지만 전년 누계 대비로는 12.9% 증가세를 유지하며 회복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수출은 백 오더(Back order) 물량을 일부 해소하면서 지난 2016년 12월(6005대) 이후 6년 만에 월 4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올해 월 최대 판매 실적이다.
지난 3월 10개월 만에 3000대 판매를 넘어서며 회복세를 나타냈던 수출은 지난달 4000대 판매를 넘어서는 등 수출 오더가 증가하면서 부품수급에 따라 판매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쌍용차는 렉스턴 브랜드 20주년을 기념한 스페셜 모델인 올 뉴 렉스턴 시그니처에 이어 하반기에는 토레스를 새롭게 출시하는 등 제품개선 모델과 신모델을 통해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
쌍용차는 “수출이 6년 만에 월 최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에 힘입어 3월 이후 3개월 연속 8000대 판매를 넘어섰다”며 “신 모델 출시는 물론 원활한 부품 공급에 만전을 기하고 효율적인 라인 운영을 통해 판매 물량을 더욱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