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67년 독점 깨진다...대체거래소는 [알기쉬운 경제]

한국거래소 67년 독점 깨진다...대체거래소는 [알기쉬운 경제]

기사승인 2022-06-03 06:00:05
그동안 주식을 거래하려면 무조건 한국거래소를 통해야 했습니다. 앞으로는 또 다른 거래소인 대체거래소(ATS)에서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주식 거래소의 선택지가 생기면서 거래시간 확대, 수수료 인하, 매매 범위 확대 등 투자자의 편의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와 7개의 증권사가 대체거래소 지분 구조에 대한 논의를 마쳤습니다. 곧 출범될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죠.

금융투자협회와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 ATS설립준비위원회(ATS설립위)를 꾸리고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습니다.

대체거래소는 다자간 매매체결회사로 금융사들이 전자거래 기반으로 설립한 증권거래 시스템인데요. 정규거래소인 한국거래소와 달리 상장심사, 시장감시 역할이 없고 주식 매매 체결 기능만 있습니다. 상장주식과 예탁증권만 거래할 수 있죠. 비상장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도 거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의 거래량 한도는 시장 전체로는 15%, 개별 종목은 30%까지로 제한됩니다.

규모는 한국거래소와 맞먹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소형 증권사 30여 곳이 ATS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면서 증권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죠. 한국거래소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등 34곳과 자기주식(3.80%)으로 구성돼있습니다.

ATS설립위는 소속된 증권사들과 금융투자협회의 지분을 각각 8∼10% 수준으로 결정했습니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지분은 3% 정도로 알려졌으나 향후 참여가 결정되는 증권사 수에 따라 변동될 전망입니다.

이로써 67년간 이어온 한국거래소의 독점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한국거래소도 과거와 달리 긍정적인 분위기인데요. 현재 거래소의 주식 매매 수수료는 0.0027%로 낮은 편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고, 경쟁시장이 만들어지면 공공기관 지정 여론에 대한 부담도 줄기 때문입니다.

거래소 간 경쟁 구도가 생기면 매매 수수료 인하, 거래 시간 확대, 거래 속도 개선 등 투자자의 편의가 늘어납니다. 투자자들은 기존 거래소와 ATS 중 유리한 곳을 선택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ATS는 기존 거래소보다 50% 이상 저렴한 수수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문 방법 역시 거래소가 제공하는 호가 제시가 아닌 다양한 범주를 제시할 수 있죠. 정규 거래시간인 오전 9시~오후 3시 30분 외 야간 시간에도 주식매매를 할 수 있도록 24시간 트레이딩 시스템 도입도 검토된 바 있습니다. 24시간 매매할 수 있게 되면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상황을 반영해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ATS설립위가 애초 설정한 목표 시기는 내년 말이지만 시간이 더 들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안에 예비 인가를 신청할 방침입니다. 다만 아직 계획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상반기나 3분기 이내에 신청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죠.

일반적인 증권사에 대한 예비 인가는 6개월∼1년가량 걸립니다. ATS는 국내에 선례가 없어 어느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지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금융위원회도 변수입니다. 현행법상 금융위원회는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2개월 이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보완을 위한 결정 기간을 사실상 무한정 연장할 수 있습니다. 예비 인가 이후 본 인가의 보완 기간 역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업계는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심사 매뉴얼)이 먼저 확정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심사 기준이 먼저 정해져야 인가 작업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해외에는 이미 수많은 대체거래소가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50여 곳, 200여 곳의 ATS가 있을 정도로 대체거래소가 활성화돼 있죠. 일본에서는 대체거래소를 통해 매매체결 시설 간 경쟁이 생기면서 순기능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주문 서비스와 매매체결 구조로 더 다채로운 종목을 낮은 수수료로 거래하면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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