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4872명이 함께 “AGAIN 2002”

6만4872명이 함께 “AGAIN 2002”

기사승인 2022-06-03 07:00:01
전반 22분 'AGAIN 2002' 카드 색션이 이벤트가 진행됐다. 사진=김찬홍 기자

2002년으로 돌아간 듯 한 축구 축제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대 5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축구팬들은 경기를 마음껏 즐겼다.

브라질전은 경기 예매부터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5시부터 입장권 예매를 시작했는데, 무려 74만 명이 몰리면서 서버가 먹통이 됐다. 협회가 예상한 동시접속자 수 32만 명의 두 배가 넘는 숫자였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관중들은 경기장 앞에 몰리기 시작하며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팬들은 대한축구협회(KFA)가 마련한 지난 1일부터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대국민 프로젝트 ‘2022 KFA 풋볼 페스티벌 서울’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경기 전 윤석열 대통령(왼쪽)에게 청룡장을 수여받은 손흥민.   연합뉴스

경기 시작 1시간 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했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행사인지라 현장을 찾은 관계자와 관중들은 놀란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정장 차림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훈장을 받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박지성과 안정환도 자리를 함께했다.

전반 22분 'AGAIN 2002' 카드 색션이 이벤트가 진행됐다. 사진=김찬홍 기자

이날 경기 콘셉트는 ‘AGAIN 2002’였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입장할 땐 2002 월드컵 공식 테마곡인 ‘챔피언’이 현악 3중주 라이브로 연주됐다.

2002년을 떠올리는 카드섹션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반 22분경 동쪽 스탠드에는 팬들이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을 맞아 ‘AGAIN 2002’ 카드 섹션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와 경기 때 응원단 ‘붉은 악마’가 선보였던 카드섹션 ‘AGAIN 1966’을 오마주한 것이다.

또 북쪽 스탠드엔 태극기가, 남쪽 스탠드에선 2002년 당시 응원 티셔츠 슬로건이었던 ‘비 더 레즈!(Be the Reds!)’에서 따온 ‘위, 더 레즈!(We, the Reds!)’를 카드 섹션으로 표현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영웅들도 벤투호를 응원했다.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과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 등이 브라질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하프 타임 때는 밴드 트랜스픽션이 부른 응원가 ‘승리를 위하여’를 열창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화장실을 가던 팬들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오랫동안 금지됐던 육성 응원이 풀리고 처음 열린 A매치에서 팬들의 함성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의 응원가가 계속 울려 퍼졌다.

손흥민과 네이마르가 공을 잡을 때마다 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외쳤다. 전반 31분 황의조의 1대 1을 만드는 동점골이 만들자 환호성을 터트렸다. 후반엔 두 차례 6만4000여명의 관중 함성의 데시벨(dB)을 측정했는데, 최대 106dB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동점골을 기록했던 황의조는 “(팬들의 응원과 함께해) 좋다. 힘이 많이 된다. 힘든 상황에서도 한 발자국 더 뛸 수 있는 힘이다. 응원해주면 선수들도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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