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괴롭힘 35%, 상사 모욕에 ‘정신적’ 고통 겪었다

직장내 괴롭힘 35%, 상사 모욕에 ‘정신적’ 고통 겪었다

직장갑질119 제보 결과, 직장내 괴롭힘 10건 중 3건 모욕·명예훼손
“언어폭력도 형사처벌 가능…녹음, 증언 모아둬야”

기사승인 2022-06-05 14:24:34
직장인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직장내 괴롭힘을 겪은 직장인 중 약 35%가 상사로부터 모욕과 명예훼손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공공상생연대기금과 지난 3월 24일부터 31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2000명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직장인의 23.5%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으며, 유형별로는 모욕·명예훼손이 1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당지시(11.4%), 따돌림·차별(8.9%), 업무외강요(7.5%)가 뒤따랐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944건 중 직장 내 괴롭힘은 513건으로 54.3%에 달했다. 이 중 모욕·명예훼손은 179건으로 34.9%를 차지하기도 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 직장인은 “회의하는데 사장님이 물어본 걸 대답하지 못했더니 ‘머리는 폼으로 달고 다니냐?’고 소리쳤다. 실수했다는 이유로 ‘너는 정말 안 될 놈’, ‘너 같은 XX는 처음 본다’는 말을 한다. 모멸감과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직장갑질119은 “일부 피해자들 중에는 심하게 모욕을 당한 후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하고, 정신과에서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 진단을 받거나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직장 상사의 세 치 혀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민주 직장갑질119 노조노무사는 “모욕을 주고 인격을 비하하는 등의 언어폭력은 우리 사회에서 만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갑질 행위”라며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언어폭력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욕이 없어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고, 모욕은 직장 내 괴롭힘에도 해당한다며 직장 상사로부터 여러 직원이 보는 가운데 폭언이나 모욕을 당했다면 녹음, 증언 등 증거를 모아 고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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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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