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 경기에서 자축포를 터트렸다.
손흥민은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1대 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쐐기골을 넣었다. 한국은 손흥민의 쐐기골을 앞세워 기분 좋은 2대 0 승리를 챙겼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2일 브라질전까지 A매치 99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칠레전에서 100번째 경기에 출전, 한국 선수로는 16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 그 자체다.
2010년 12월 18세의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2011년 아시안컵 인도전에서 기록한 데뷔골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총 31골을 터뜨렸다. 31골 중 왼발로 10골, 오른발로 19골을 넣었다. 헤더 득점은 2골이다. 약 11년 6개월 만에 100경기 출전을 돌파했다.
소속팀 토트넘에서는 리그 23골을 기록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유럽 5대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2일 브라질전을 앞두고는 체육훈장 가운데 최고 등급인 청룡장(1등급)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수상한 바 있다.
칠레전에서도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내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해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칠레의 진영에서 패스를 가로채고 돌파로 상대를 제치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1대 1 찬스를 맞이했는데 상대의 수비에 넘어졌다. 하지만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후반 22분 2대 1 패스 시도를 하고 반대편 골대를 향해 왼발 슈팅을 했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후반 26분에는 다시 한 번 비슷한 상황에서 반대편 포스트를 노렸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결정적 순간 정교함이 따르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찬스를 놓치지 잡았다. 페널티 박스 앞에서 황희찬이 상대 수비에 넘어져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손흥민은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칠레 골문을 시원하게 열어 젖히며 자신의 센추리클럽 가입을 자축했다. 무득점으로 A매치 100번째 경기를 마치는 듯했으나 손흥민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의 득점이 터진 순간 4만 관중들은 손흥민을 향해 박수와 함성을 쏟았다.
경기가 종료된 후 대한축구협회(KFA)는 곧바로 손흥민의 센추리클럽 가입을 축하하는 행사가 진행했다. 정몽규 KFA 회장이 직접 찾아 기념 트로피와 꽃다발을 건넸고, A매치 100경기 출전을 기념해 만든 특별한 유니폼 액자 등이 주어졌다. 손흥민의 조카들도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꽃다발을 전달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주최한 하나은행이 선정한 MOM(최우수선수)에 선정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100경기를 뛰겠다는 생각은 안했다. 그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꾸준히 생활해야 100경기 출전을 이룰 수 있는데, 시간이 참 빠르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