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 땐 국민 찾더니…‘당권 밥그릇 싸움’

여야, 선거 땐 국민 찾더니…‘당권 밥그릇 싸움’

최요한 “양당 당권싸움에 치우쳐”
장성철 “기득권 유지에 혈안”

기사승인 2022-06-09 06:00:31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왼쪽부터)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진=박효상, 임형택 기자

6.1 지방선거 이전 국민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소리 높이며 추경 통과를 두고 갈등을 일으켰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지선 이후 당권싸움에 돌입했다. 

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도 오는 8월 전당대회를 두고 친문과 친명 간 계파싸움이 발생해 ‘전당대회 룰’을 두고 내홍이 발생했다. 당권을 잡으면 오는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 각 당은 당권 획득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은 지선에서 민생대책과 지원책들을 언급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선을 3일 앞둔 지난달 29일 민생 안정에 소리 높이며 추경을 통과시켰지만, 지선이 끝난 후 당권싸움으로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 간 갈등도 점차 수면 위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준석 대표가 ‘혁신위’를 구성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해 권성동 원내대표와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정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설치, 2024 총선 공천 혁명 등 변화도 중요하지만, 우선순위를 따지면 윤석열 정부를 돕는 게 우선”이라며 “지도부 측근에는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을 말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크라이나 행보와 혁신위에 대해 직격했다. 그는 이준석 대표의 우크라이나 행보에 대해 “외교와 안보, 국방에 대해 긴밀한 당정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혁신위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했는데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가로세로연구소가 해당 의혹을 제기한 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는 24일 이준석 대표에 대한 윤리위를 시작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논란이 되는 성 비위 등에 초점을 맞춰 윤리위가 진행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윤리위에서 처벌을 받아 당권이 정지될 경우 당권투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양당이 모두 비대위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민주당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윤호중·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이 사퇴한 가운데 또다시 우상호 민주당 신임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를 설립했다.

내부 갈등도 점점 강화되는 추세다. 친명 측이 전당대회 조기 개최와 비율변경, 권리행사 기간 축소 등을 내세웠다. 반면 친문계 의원으로 알려진 전해철 의원은 지난 5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대선과 지선의 패배 평가가 중요하다”며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를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런 자의적 판단 때문에 1년 전 미리 룰을 공표하도록 했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양당이 당권싸움을 하면서 민생을 뒤로 밀어냈다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 갈등 발생에 대해서는 선거 직후에 자주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이 온다”며 “선거 때 일시적으로 봉합된 감정이 선거 직후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6월까지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남은 상태지만 윤핵관들과 차기 당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당권싸움을 시작한 것”이라며 “징계위원회에서 문제가 생기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역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2024년 총선 때문에 양당이 내부적으로 물러설 수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민생에 대해서는 “집권여당은 제대로 일을 못하고 있고 야당은 대안을 말하지 않고 있다”며 “양당 모두 당권싸움에 치우쳐져 있다”고 비판했다.

장성철 대구카톨릭대 특임교수도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은 선거에 졌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면서 당내 투쟁이 발생했다”며 “국민의힘은 당권을 접수하겠다는 윤핵관들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갈등은 2024년 총선 공천권이 핵심”이라며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것 보다 자신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 국회의원들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치 생명 유지의 핵심은 공천이다”라며 “자신의 계파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공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로 당권을 잡기위한 싸움으로 인해 민생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양당이 국민 안위보다는 기득권 유지에 혈안이 됐다”고 질타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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