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밑 지하실…카카오페이 등 공모가 하회한 기대주

바닥 밑 지하실…카카오페이 등 공모가 하회한 기대주

기사승인 2022-06-10 06:11:01
1조원대 공모청약 자금이 몰렸던 카카오페이가 7개월 만에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지난해 상장한 IPO 대어들의 주가도 올해 공모가 아래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 대비 1.23%(1100원) 떨어진 8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9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지난 7일 보유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매각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이는 카카오페이 총 발행 주식의 3.77% 수준이다.

카카오페이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인 18만원에 시초가를 기록한 뒤 공모가보다 114.44% 급등한 19만3000원으로 화려하게 코스피에 데뷔한 바 있다.

증권가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과 관련해 오버행 우려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조아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목적에 대해 공시된 바가 없으나 앤트그룹이 사업을 재개하는 과정에서 투자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지분 매각으로 인해 알리페이가 보유한 잔여 지분과 관련된 오버행 우려가 불거졌다. 목표주가를 기존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모두 올해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조 단위의 주식을 공모하며 IPO 시장에 흥행을 이끈 주역들이다.

크래프톤은 9일 전 거래일보다 1.84%오른 2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49만8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상장한 크래프톤은 지난해 4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급락했다. 

크래프톤은 당시 ‘공모가가 과도하다’고 지적받았다. DB금융투자 유경하 연구원은 “공모시장이 매크로 영향으로 과거 대비 매력도가 떨어진 게 크다”면서 “지난해 상장된 종목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상장됐고 시장환경 변화로 멀티플이 떨어지면서 주가가 하락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공모가 근처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공모가 3만9000원에 상장한 이후 내림세에도 4만원을 유지했지만, 올해 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5월 19일 전 거래일보다 1.9% 하락한 3만8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12일에는 처음으로 장중 3만755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 기록을 다시 썼다.

IPO 대어들의 주가 추락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말부터 지적받아 왔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는 IPO 열기가 높은 시기에 상장한 공모주일수록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총 966건의 IPO 공모주를 분석한 결과, IPO 열기가 뜨거운 핫 마켓 시기에 상장한 공모주들은 상장일 수익률이 114.1%까지 치솟았지만, 3년 누적 초과 수익률은 마이너스(-) 66.2%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핫 마켓 시기에 상장한 IPO 기업일수록 상장 당시 기대치가 과도하게 높았을 가능성이 있고 시장의 변화로 투자 열기가 식을 때 이들의 수익률도 그만큼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코스피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11곳 중 7곳(63.6%)이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제외한 수치다.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한컴라이프케어로 -53.5%에 달했다. 롯데렌탈(-37.88%) 에스디(SD)바이오센서(-11.63%) 케이카(-7.4%) 아주스틸(-5.63%)다.

증권가에서는 공모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DB금융투자 유경하 연구원은 “공모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테마 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면서 “상장을 우선시해서 공모 금액을 낮추고 보호예수도 많이 걸린 곳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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