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이 직접 운전해가기도”…주류대란 시작됐나

“도매상이 직접 운전해가기도”…주류대란 시작됐나

기사승인 2022-06-14 07:00:02
사진=안세진 기자

“가게 공간이 좁아서 둘 데도 없는데 넉넉히 시켜놔야 하나 싶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주류회사는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일부 도매상은 주류를 납품 받으려고 직접 차를 끌고 공장에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물연대 총파업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는 주류업계 타격이 큰 상황이다.

현재 하이트진로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이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하이트진로에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운임 30% 인상 △고용 승계 및 고정 차량 인정 △공병 운임 인상 △공차 회차 시 공병 운임 70% 공회전 비용 제공 △차량 광고비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와 실무협의로 합의점을 찾고 있지만 큰 진전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총파업 이후 지속적으로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천·청주공장은 참이슬과 진로 소주를 70% 생산한다. 화물차주 파업으로 이달초만 하더라도 평균 출고량이 평소 대비 38%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화물 물류회사와 계약을 맺고 제품 운송 작업을 재개했지만 사업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도매점에서 직접 공장으로 나오셔서 물량을 유통하고 있지만 파업 집회가 길어지면서 유통에도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소상공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생산 및 유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초 38%에 달했던 출고량은 현재 60%까지 맞춘 셈이지만 100%까지 가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수급불안은 경쟁사인 오비맥주도 마찬가지다.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오비맥주는 맥주 출하량이 평소 대비 20% 수준으로 감소했다. 오비맥주는 대체 차량을 동원해 출고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불안이 싹 트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 한 고깃집 사장님은 “코로나가 한풀 꺾이고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주류 판매량이 느나 싶었는데 수급난으로 걱정이 크다”면서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서 원활한 수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로 이뤄진 온라인 카페에서는 “물류대란으로 소주, 맥주를 평소보다 넉넉히 시켜야 하나 싶다” “참이슬 수급 부족으로 처음처럼으로 대체해야할 것 같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업계는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도매상들이 직접 차를 끌고 주류를 납품 받으러 공장에 가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며 “이천공장에는 시위대 차량이 가로막고 있어 교통이 좋지 못하다. 공장에 잘 진입한다고 할지라도 납품받아서 나오는 것도 쉽지 않다. 이천시청에서도 별다른 방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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