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박지원 말 논란’…공수처, ‘공소제기’ 눈길

여전한 ‘박지원 말 논란’…공수처, ‘공소제기’ 눈길

‘X파일’ 언급하며 논란 일으켜
朴, 정치 활동 본격화 예상

기사승인 2022-06-13 17:12:18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박효상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연일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이번 행보가 어떤 영향이 줄지 관심이 쏠린다.

朴 “X파일 폐기 주장”…국정원 ‘유감’

논란이 되는 발언은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박 전 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원이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60년간 국내 주요 인사들의 존안 자료를 모은 X파일을 보관하고 있다”고 이에 관한 폐기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서 ‘만약 이를 공개하면 의원님들 이혼당한다’고 말하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그렇게 안 살았는데 왜 그렇게 말씀하시느냐’고 했다”며 “‘한 번 공개해 볼까’라고 하니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발언은 박 전 원장 재직 당시 ‘고발 사주’ 제보자였던 조성은씨의 SNS에서도 확인돼 더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조씨는 지난해 2월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 조씨에게)‘다 공개하면 다른 건 모르겠고 이혼할 사람 많을 것’(이라고 발언한 걸)을 전하라 했다”고 글을 작성해 조씨가 국정원 내부 사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에 하 의원은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서 “박 전 원장이 국회 정보위 비공개회의 때도 같은 표현을 쓴 일이 있다”며 “국정원의 대외기밀성 얘기를 조씨에게 한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날 박 전 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원장 재직 시 알게 된 직무 사항을 공표하는 건 전직 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박 전 원장은 다음 날인 11일 자신의 SNS에 “국정원과 국정원 직원들에게 부담된다면 앞으로 공개 발언 시 더 유의하겠다”며 사과한 뒤 “국회에서 자료 폐기를 중단한 것이 아쉽다는 걸 언급한 것”이라고 발언의 이유를 설명했다.

朴 “文, 내 입 봉하려 국정원장 보내지 않았나”

박 전 원장의 발언 논란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12일 박 전 원장은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최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이 내분에 휩싸여 매일 싸우고 있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곰 말했다”고 전하며 “구체적인 정치 문제에 대해서는 말씀드리니 그냥 소이부답(웃기만 할 뿐 대답하지 않음) 하셨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과 서로 현안 관련 대화를 한다는 것을 증명한 뒤 지난 13일 박 전 원장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도록 저는 협력할 건 협력하고 비판할 건 비판했다”라며 “이걸 수용해서 문 전 대통령이 저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하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정원장에 임명되니 청와대 기자실서 기자들이 놀랐고 언론에서는 신의 한 수라고 했다”며 “지금 생각해 보면 문 전 대통령이 제 입을 봉해버리려 2년간 국정원장에 보내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與 날 선 비판 이어가…공수처, 朴 ‘허위사실’ 공소제기

박 전 원장은 최근 6년 만에 민주당 복당을 선언하고 내홍을 겪는 민주당 상황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지만 이 같은 발언들은 비판에 직면한 모습이다.

박 전 원장이 언급한 일화에 등장했던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 활동하며 가급적 고소 등은 자제하려 노력했지만 이번 박 전 원장의 발언은 너무 심각했다”며 “박 전 원장이 제게 저지른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관해 법적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또한 13일 박 전 원장의 ‘제보 사주’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하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조성은씨는 제보 사주 공범 혐의를 받아 검찰의 추가 수사를 받게 됐다.

‘제보 사주’는 박 전 원장이 조씨가 언론에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하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이다. 공수처는 박 전 원장이 조씨와 고발 시기를 협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는 데다 국정원 직원이 이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해 9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에 관한 자료가 있다”는 취지의 허위 보도가 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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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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