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증시, 반등 모멘텀 소멸 우려

악재 겹친 증시, 반등 모멘텀 소멸 우려

기사승인 2022-06-16 06:00:21
미국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 통과) 시기가 지연되면서 하반기 코스피 지수의 3000p 회복 가능성이 낮아졌다. 연준이 0.75%p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5일 코스피는 2447.38로 전 거래일 대비 45.59(-1.83%)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전날(2492.97)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다시 썼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연일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올랐다고 밝혔다.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글로벌 시총 1위이자 증시 방어주였던 애플마저 고점 대비 25%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14~15일에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 스텝(0.5%p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인상할 확률은 전날 장 마감 시점 30%대에서 이날 94%까지 올랐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1%다. 국내 기준금리는 1.75%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금리 역전이 일어날 수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질 때 해외자금 이탈,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우려되면서 증권사들은 코스피지수의 반등 시점이 미뤄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 박승영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지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25bp(1bp=0.01%)로 축소하지 못하면 하반기 전망에서 제시한 코스피 3000 탈환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기침체 전조로 알려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충격에 국고채(국채)금리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고삐를 조일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금리(이달 15일 기준)는 0.118%p 상승한 3.666%로 연고점을 다시 썼다. 5년물은 0.119%p 오른 연 3.822%로 2012년 4월 5일(3.71%)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0.104%p 오른 3.795%로, 2014년 1월 3일(3.70%)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년 물은 0.062%p 오른 3.665, 30년물은 0.064% 오른 2.493%를 기록했다. 지난 13일에는 일시적으로 2년물 국채 수익률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앞지르기도 했다.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더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제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비교의 기준이 되는 3년과 10년물은 아직은 역전되지는 않았다. 3-10년물 금리차는 전날 장 마감 기준 0.129%p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7,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물 금리의 상승은 불가피하지만 장기물 금리는 성장 둔화 우려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당장 경기 침체를 이야기할 상황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워낙 인플레이션 고점을 알 수 없게 올라가는 이상 역전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 본부장은 “FMC가 금리를 어느 정도 인상할지에 따라 주가가 바로 올라갈지 한 단계 추가 하락 후 올라갈지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속해서 하락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의 동시에 발생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H증권 김영환 투자전략팀장은 “경제 침체는 오겠지만 스테그플레이션은 아닐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률이 지금보다 확연히 떨어진 상태에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 시 위험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이사는 “위험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기술적 반등은 언제든 있을 수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배당주 성격의 주식을 가져가는 게 맞지만 이 같은 약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빠지는 것뿐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식의 비중을 낮추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NH증권 김영환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침체를 반영해 주가가 내려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분할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원자재나 금 등을 분배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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