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화물연대 신경전…“대화 먼저”vs“약속 먼저”

국민의힘-화물연대 신경전…“대화 먼저”vs“약속 먼저”

화물연대 “입법 지체되면 다시 파업할 수밖에”
성일종 “의견 들을 테니 대화 먼저”

기사승인 2022-06-17 16:48:01
국민의힘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물류산업 상생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사진=안소현 기자

국민의힘이 물류산업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전국민주노동조합연맹(민주노총)과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간담회는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정부와 안전운임제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합의하며 총파업을 철회한 가운데 관련자들에게 해당 제도 확대 범위 등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국민의힘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물류산업 상생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와 대화를 시도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화물연대의 당 방문을 환영한다”며 “입법 사항과 관련해 차주와 화주의 우려에 대한 균형을 잡겠다”고 말했다.

이를 듣고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본부장은 “성 의장이 저희 의견 충분히 듣겠다고 하셨는데 안타깝게도 이헌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안전운임제 일몰제 연장 발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항의의 표시로 머리띠를 두르고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이 본부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머니에서 머리띠를 꺼내 머리에 둘렀다.

그는 “파업을 유보한 건 일몰제 폐지에 합의했기 때문”이라며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한) 입법이 지체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 파업 투쟁에 다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내세우며 8일간 파업에 돌입한 적이 있다.

이어 “우린 합의하러 온 게 아니다”며 “공식적으로 (법안) 폐지를 추진할 것을 약속하지 않으면 면담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헌승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안전운임제가 지난 3년간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분석이 이뤄진 다음 일몰제 폐지나 연장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차주와 화주 간 의견 차이도 있으니 내부적 검토는 시킨 상태”라고 법안 발의를 준비한다는 주장에 선을 그었다.

성 의장도 “정부 발표 내용과 화물연대 간 뉘앙스가 달랐기 때문에 발생한 일 같으니 살펴보겠다”며 “화주하고 화물연대가 협상이 이뤄지는 게 원칙적으로 맞으니 협의 넘어오면 그때 국회가 입법사항을 점검하겠다”고 호응했다.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 말을 듣고 분노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성 의장을 향해 “안전운임제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안전운임제 자체가 수단인데 그걸 중재의 제도로 삼는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인가”라고 반문했다.

이후 사회자가 면담을 중단하고 비공개회의로 전환하려 했지만 박연수 화물연대본부 정책기획실장이 발언을 시작해 잠시 장내가 소란스러웠다.

박 실장은 “계속해서 대화하겠단 말씀 반갑지만 이봉주 본부장이 밝힌 것처럼 일몰제 연장 법안을 철회한 다음 지속적인 대화를 추진했으면 좋겠다”며 “(안전운임제가) 화주와 차주가 협의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제도 취지 이해를 잘못한 것 같다”고 공격했다. 

또 “안전운임제는 화물 산업을 시장에만 맡겨 놨더니 도로의 안전이 위협돼 생긴 것”이라며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지고 운영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대화할 수 없다”고 했다.

성 의장은 “의원이 하고 있는 입법 활동에 대해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처음에 나올 얘기는 아닌 것 같다”며 “깊이 있는 대화는 단계별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의견 다 들을 테니 해당 법안과 관련해서는 시간 두고 검토하면 되지 않나”고 말했다.

성 의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차주와 화주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언제든 이견에 대해 협의하겠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화물연대도 대화 끊자는 얘기는 하지 않았고 서로 이해가 있었다”고 대화 진전의 가능성을 열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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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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