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비대위원장 ‘수박 경고’ vs 전대위원장 ‘수박 돌리기’

野, 비대위원장 ‘수박 경고’ vs 전대위원장 ‘수박 돌리기’

수박 경고 이틀 만에 수박 돌리기
A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황태순 “민주당 과도하게 반응”

기사승인 2022-06-18 06:30:01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   사진=황인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수박’ 발언을 두고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박 단어에 대한 경고를 남겼음에도 안규백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수박을 돌려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비대위와 전준위가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1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 전준위원장이 지난 14일 동료 민주당 의원들에게 수박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 비대위원장이 12일 수박 발언을 사용하지 말라고 말한 지 이틀만이다. 논란이 일자 안 의원실 측은 정치적 의미를 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 갈등발언은 점점 비판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비판과 옹호 발언 등이 겹치면서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일부 의원은 논쟁과 계파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현근택 전 이재명 캠프 대변인은 ‘수박’ 비판을 받는 의원들을 향해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금 몇몇 의원들이 하소연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문자가 많이 찍혀서 힘드냐”며 “지지와 응원은 받고 싶지만, 비난은 받기 싫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이 정보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수박’이라는 구박을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인영 의원은 “중도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적 중도는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수박이라고 구박하거나 주눅이 들게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보만 획일적으로 나서는 것은 민주당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저는 당내 진보파의 길을 가겠지만, 중도노선의 후배들을 아낌없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은 옹호와 비판이 아닌 계파 갈등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내 모임들을 전부 해체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상민 의원은 “찌들어 있는 계파가 있다. 민평련, 민주주의 4.0, 더 좋은 미래, 처럼회 등이 있다”며 “이것이 계파로 작용하는데 마치 공부를 하는 것처럼 둔갑했다”고 비판했다.

또 “계파적으로 찌들어 있는 이재명계도 마찬가지고 끼리끼리 만나는 패거리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명 이원욱 민주당 의원과 친명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수박 논쟁’에 대해서는 “대화 내용이 쪼잔해 보인다. 국회의원치고는 대화가 지질해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현 상황에 대해 반응이 엇갈렸다. 민주당이 두 번의 선거 패배 이후 계파 간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작은 해프닝에도 심각한 반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당내 메시지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분석을 남겼다.

익명을 요구한 A 정치평론가는 1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12일 우 비대위원장이 메시지를 남겼음에도 논란이 되는 수박을 돌린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비대위에서 낸 메시지를 전준위원장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박이라는 계파 갈등 용어로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고향이라는 이유로 수박을 돌린 것은 당내 싸움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며 “외부에서는 충분히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제점이 다른 곳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상호 발언의 본질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아웅다웅 싸우지 말라는 데 있다”며 “그럼에도 ‘수박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계파 간 싸움이 극심해진 상태”라며 “수박 사진을 올리거나 돌리는 등의 행동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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