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허웅은 1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필리핀과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2차전에서 30분54초를 뛰며 3점슛 5개를 포함 21점을 올리며 한국 농구대표팀에 106대 104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허웅은 “오랜 만에 한국에서 하는 평가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2주를 소집하던, 1주를 소집하던 스포츠는 이겨야 한다.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고 전했다.
허웅은 이날 21점 중 13점을 후반전에 몰아쳤다. 특히 쿼터 막바지의 집중력이 단연 인상적이었다. 3쿼터 막바지에는 3점슛을 성공하는 동시에 상대의 반칙을 유도해냈고, 4쿼터 막바지에는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돌파 득점까지 만들어내 재역전에 성공했다.
허웅은 “상대 수비가 누구인지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장이 만석이었고 그만큼 농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승리로 보답하는 것이 첫 번째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소집된 대표팀은 아직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수비에서 연달아 구멍이 나며 상대에서 쉬운 득점을 허용했다.
이에 대해 허웅은 “수비 자체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팀 조직력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통해서 아시아컵까지 조직력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소집돼있다. 아직 20대 후반인 허웅이 팀의 중고참 역할을 맡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는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다.
허웅은 “(이)대성이형이 팀의 주장으로 팀의 분위기를 잘 끌어준다. 사이좋게 항상 소통을 하면서 지낸다. 부족한 점을 보완한다. 원팀이 되려고 한다. 감독, 코치님과 좋은 분위기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2번(슈팅가드)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허웅이 유일하다.
그는 “(최)준용이도 2번을 볼 수 있다. 감독님께서 포워드들을 2번으로 쓰기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 준용이는 4번으로도 뛸 수도 있어 우리가 편하게 농구를 하는 것이다”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캔커피 1000개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허웅은 “(라)건아가 의견을 냈다. 저희가 너무 많은 커피차 선물을 받아서 팬들에게 보답을 하자고 했다. 선수들도 흔쾌히 하자고 했다. 부족하지만 하루 만에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일승 감독은 “기특했다. 팬들에게 받기만 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본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