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의 대명사 렉서스가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인 UX300e를 선보이며 전동화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전동화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는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BE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 20일 '전기차 천국' 제주도에서 UX 300e 모델을 타고 제주 곳곳을 달려봤다.
주행에 앞서 차 전면을 살펴보니 렉서스를 상징하는 대형 스핀들 그릴이 가장 눈에 띄었다. 또한 렉서스의 정체성을 이어받은 'L'자형 주간주행등은 소형차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느낌을 줬다. 무엇보다 레이싱 카의 후면 날개에서 영감을 받은 일자형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UX만의 독특함을 강조하는 듯 했다. 이는 디자인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운전시 바람으로 인한 차량의 흔들림을 안정시키는 공기역학기능도 겸한다고 렉서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출발을 위해 시동을 켜도 시동을 켰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니 부드럽게 차가 즉각 반응했다. 전기모터를 장착한 만큼 초반 가속력이 시원했다. 굽이굽이 산길의 급격한 와인딩 코스에서 UX300e는 민첩합게 움직이는 날렵한 회전력을 보였다. 직선 구간에서 액셀을 꾹밟아보니 마치 비행기가 바람을 가르며 힘껏 날아오르듯 가속력을 발휘했다.
작은 차급에도 불구하고 고급차량에 있을 만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이 탑재됐다. 사고예방에 효과적인 네 가지 안전예방 기술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 PCS, 차선 추적 어시스트 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DRCC, 오토매틱 하이빔 AHB)와 10개의 에어백이 기본 장착됐다.
다양한 구간을 주행해보니 차가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UX에 적용된 GA-C(Global Architecture-Compact) 플랫폼으로 인해 콤팩트 SUV가 갖춰야 할 다이나믹한 주행성능과 안정적인 승차감을 동시에 실현한 듯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233km라는 짧은 1회 충전 가능 거리였다. UX 300e에는 54.35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최대 6.6kW의 AC타입 완속충전으로 0~100%까지 충전하는데 최소 6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최대 50kWh의 DC차데모 타입 급속충전은 0~100%까지는 80분이 소요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기차를 살 때 가장 많이 기준으로 삼는 서울-부산(약 400km)을 한번의 충전으로 갈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이 차는 도심에 어울리는 감성과 드라이빙의 즐거움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이에 맞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해 549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