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게 튀겨지는 '치킨업계'...가격 담합에 갑질까지

요란하게 튀겨지는 '치킨업계'...가격 담합에 갑질까지

기사승인 2022-06-24 06:30:02
연합뉴스

인건비 인상, 원가 상승 등의 여파로 치킨 가격 2만원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치킨업계가 내부 갑질, 닭고기 가격담합 등 다양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쿠키뉴스가 최근 치킨 관련 논란을 정리해봤다.

◇치킨 3만원 시대 코앞

외식 물가 중 치킨 가격이 제일 많이 올랐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4.2% 상승했다. 외식 품목 중 올해 들어 가격이 가장 크게 오른 것은 가격 상승률 6.6%를 기록한 '치킨'이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상품 가격은 1만6000~2만1000원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올해 초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3사 교촌·BBQ·bhc의 치킨 가격은 대폭 상승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1월 교촌오리지날과 허니오리지날을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교촌윙과 교촌콤보를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 bhc도 치킨 메뉴를 비롯한 일부 제품 권장 소비자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해바라기후라이드의 가격은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기 메뉴인 뿌링클콤보와 레드킹윙 등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이 됐다. BBQ도 지난 5월 치킨 전 품목의 가격을 20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황금 올리브 치킨은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오른다. 황금올리브 닭다리 가격은 1만9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조정된다.

치킨업계는 최근 원부자재값 상승과 함께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라이더 비용)와 인건비 상승이 이같은 가격 인상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A치킨 관계자는 “물가상승과 배달 중개수수료 인상, 인건비 인상,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양한 요인이 치킨 가격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본사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인상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닭고기 가격 담합

치킨 가격 인상에는 공정위는 지난 3월 하림 등 육계 신선육을 제조·판매하는 16개 업체가 12년간 45차례에 걸쳐 담합 행위를 했다며 모두 1758억2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올품과 마니커 등 5개 업체는 검찰 고발 조치도 병행했다. 강력한 제재 조치는 이후로도 이어졌다. 지난 4월에는 하림 등 닭고기 제조·판매 사업자들이 협회원인 한국육계협회의 담합 행위에 대해 과징금 12억100만원을 부과했다. 

육계협회에 가입된 업체들 중 2021년 말 도계량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면 1위는 하림(19.1%)이 차지했다. 이어 △동우팜투테이블 8.3% △참프레 8.2% △올품 8.1% △체리부로 7.6% △마니커 7.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하림 점유율의 경우 2위인 동우팜투테이블보다 2배 이상이 많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근 치킨 가격 인상에 이같은 육계협회의 닭고기 담합이 영향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림, 옹우팜투테이블, 참프레 등 육계협회에 가입된 업체들로부터 닭을 공급받는다.

B치킨 관계자는 “대부분의 치킨 업체들은 닭고기를 한 업체로부터 받지 않고 하림, 참프레, 올품, 마니커 등 여러 곳과 동시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질병이 터졌을 때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닭고기를 공급해주는 업체들이 사실상 대부분이 협회 측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이다. 육계협회의 닭고기 가격 담합은 치킨 가격 상승에 있어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bhc, 가맹점주 대상 식용유 강매 의혹

bhc는 최근 튀김기름 강매 논란에 휩싸였다. bhc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비싸게 튀김기름을 팔아왔다는 것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에 따르면 bhc가 공급한 튀김기름은 1㎏당 공급가로 환산하면 6050원이다. 반면 같은 성분의 기름을 파는 삼양사는 4533원, 대상 청정원은 3636원였다. 

이들은 “bhc 본사는 자사가 공급하는 고올레인산 해바라기유를 치킨 품질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거래품목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국식품과학연구원의 성분비교 조사 결과, bhc 본사가 판매하는 튀김기름과 타사의 기름은 품질 상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를 불합리하게 고가로 매입하도록 한 bhc 가맹본사의 행위는 명백히 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거래상대방의 구속 거래 강요와 거래상 지위 남용 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bhc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비싼 값이 튀김기름 강매를 요구한 것은 아닌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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