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28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6을 기록했다. 5월(103.0)보다 0.6p 상승하면서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6월 서울은 102.8로 집계돼 한 달 새 0.5p 상승했다. △강북 102.9(0.6p↑) △강남 102.7(0.4p↑) △경기 104.1(0.8p↑) △인천 103.6(0.4p↑) 올랐다.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세의 월세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뤄진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모두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뤄진 전체 임대차 거래량은 34만8066건(20일 기준)이다. 이 중 전세거래량은 14만6954건, 월세거래량은 20만1112건이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8%로 전세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월세 비중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46%에서 2월 48.8%, 3월 49.5%로 확대됐다. 4월 5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세 거래량을 넘어섰고 5월에도 57.8%로 비중이 더 커졌다.
월세 가격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아파트, 단독·연립주택) 월세가격지수가 0.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으나 3월부터 다시 상승폭이 커지면서 석 달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준전세’도 빠르게 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올해 1~5월 비아파트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준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9.12%(1만1385건)로 지난해와 2020년 같은 기간의 각각 8.12%(8984건), 7.03%(7870건)보다 상승했다.
특히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30대 임차인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젊은층의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정부의 제도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조사한 결과 올해 서울의 20~30대 임차인 비율은 60.7%다. 30대 임차인의 경우 지난해 30.72%에서 4.4%p 늘어난 35.12%를 기록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자금마련이 어려운 젊은 세대들이 임차시장에 유입되면서 월세 비중 증가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차시장에서의 주택 수요와 공급에 따른 영향을 감안했을 때 젊은 계층의 주거비 경감 및 안정적인 임차계약을 위한 공급 및 제도적 뒷받침 등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