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와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로 DL이앤씨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진 실적’을 전망하는 증권 보고서가 잇달아 발표됐다.
4일 현대차증권은 DL이앤씨에 대해 주택원가율 상승에 따른 이익감소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반면 목표주가는 기존 7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20% 하향한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6.7% 하향 조정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8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선 각각 △현대차증권 매출액 지난해 동기대비 1.1% 감소한 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1% 줄어든 1351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매출액 지난해 동기대비 4.7% 감소한 1조8328억원, 영업이익은 45.1% 감소한 1257억원 등의 전망을 내놨다.
실적 부진의 주 원인으로는 건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주택 원가율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플랜트 수주 위축 등이 꼽힌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국내 주택 원가율 상승을 반영했다”며 “주택 착공수도 2년 연속 감소했다. 올해 목표는 2만가구인데 현재까지 부동산 구매 심리 악화로 분양 리스크가 커져가는 상황에서는 달성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 하락은) 연초 EPC 전환을 기대했던 러시아 플랜트 수주가 불발되면서 플랜트 부문의 매출 공백에 따른 영향”이라며 “1분기에 이어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현장들의 진행 예정 원가 재조정에 기인한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이 건자재 영향에 따른 마진 감소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나, 2~3%p 수준의 감소 폭에서 방어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했다.
이어 “진행 예정 원가를 선제적으로 재조정하면 당분기 마진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고 다음 분기부터 경상적인 마진으로 회귀하는 것은 맞다”며 “다만 2개분기 연속으로 건자재 가격 영향에 따른 마진 압박이 발생한다는 점과, 별도 상반기 누계 기준 분양이 5000세대에 그쳐 다소 부진한 점은 경제적 해자(moat)가 흔들릴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가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세련 연구원은 “이러한 어려운 상황을 주가는 다소 선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의 주가는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과거 밸류에이션의 하단까지만 가도 30%의 업사이드가 있다. 러시아 대형 수주를 대체할만한 플랜트 부문 수주 확보, 국내 주택 마진율 안정화, 3분기에 집중된 분양의 성과 등을 확인하는 시점에 이익과 멀티플 추가 상향 조정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