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금리가 6%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세입자들의 이자부담이 늘고 있다. 특히 대출 비중이 높은 20~30세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61~5.998%다.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6%를 돌파하는 건 2012년 상반기(1~6월) 이후 10년여 만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은 높은 전세가격과 대출이자라는 이중고에 처하게 됐다. 지난 4년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원 가량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 전세 가격도 각각 1억3807만원(2억4274만원→3억8081만원), 8775만원(1억9883만원→2억8658만원)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자금동원 능력 부족으로 대부분의 전셋값을 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세자금대출 채무자 중 과반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채무자 수는 133만5090명이다. 대출 총액은 167조510억원에 달한다.
이 중 20~30세대는 81만명으로 전체 채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채무자 수와 대출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20~30세대 비중도 꾸준히 늘었다. 전체 채무자 수 중 2030세대 비중은 2019년 56.5%, 2021년 61.2%로 늘었고 같은 기간 대출액 역시 총액 대비 55.4%에서 58.1%로 비중이 증가했다.
전세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눈을 돌리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46%에서 2월 48.8%, 3월 49.5%로 확대됐다. 4월 50.1%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전세 거래량을 넘어섰고 5월에도 57.8%로 비중이 더 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렵거나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높아지는 등의 이유로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도가 높아졌다”며 “자금마련이 어려운 젊은 세대들이 임차시장에 유입되면서 월세 비중 증가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