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8일 총격 사망 소식에 전 세계 정상들과 주요 정치인들이 애도를 표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석상에서 “아베 전 총리는 훌륭한 비전을 지닌 지도자였다”라며 “아베 전 총리는 재임 기간 미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 아베의 죽음은 일본의 상실이며 전 세계의 상실”이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SNS를 통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소식”이라며 “미지의 시대에 그가 보여준 세계적 리더십을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SNS로 “나라를 위해 그의 삶을 바치고 세계의 안정을 위해 일했다. 일본은 훌륭한 총리를 잃었다”고 평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망연자실하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라며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일본의 곁에 가까이 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역시 애도를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베 유가족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러시아-일본의 이웃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뛰어난 정치가였다”라며 “나는 (아베 전 총리와) 당신의 가족이 이 힘들고 돌이킬 수 없는 상실 앞에서 힘과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며 "흉악한 폭력 행위에 변명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저녁 아베 전 총리의 유족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존경받는 정치가를 잃은 유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이번 사건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언급했다.
일본 매체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후 5시3분쯤 나라현립의대병원에서 숨졌다.
앞서 일본 참의원(상원) 선거를 이틀 앞둔 이날 아베 전 총리는 오전 11시30분경 나라현 나라시에서 지원유세를 펼치다가 40대 남성 야마가미 데쓰야로부터 사제 권총으로 피격을 받았다.
아베 전 총리는 총격 약 15분 만에 응급차에 실려 이송됐다. 구급차 이송 초기에는 의식이 있었으나 호흡과 심장이 정지한 상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헬기를 통해 나라현 가시하라시에 있는 나라현립 의과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구조 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사망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