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달리는 이재명, 추격하는 박용진…1강 체제 ‘흔들’

선두 달리는 이재명, 추격하는 박용진…1강 체제 ‘흔들’

박용진 “외면받는 민주당 안돼”
최요한 “새로운 흐름 만들 수 있어”

기사승인 2022-07-13 15:38: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97그룹과 반명계 후보가 힘을 합치면 당내 유의미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평가다.

1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과 97그룹이 힘을 합치면 이 의원의 지지율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7그룹이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을 막겠다고 선언한 만큼 ‘단일화’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이 의원 측이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9~11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적합도’를 질문한 결과 이재명 의원이 37.0%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박용진 의원 18.3%와 박주민 의원 7.1%, 김민석 의원 4.7%, 설훈 의원 4.2%, 강훈식 1.7%, 강병원 1.5% 순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잘 모름은 15.2%, 기타 10.3%로 나타났다.

박용진 의원이 97그룹과 반명계로 알려진 설훈 의원의 지지율 포함한다면 32.8%로 이재명 의원의 지지율 37.0%와 오차범위 안으로 들어온다. 아직 지지를 결정하지 않은 잘 모름 15.2%까지 고려할 경우 혼전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용진 의원은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97그룹과 다른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예비경선 전이든 후든 단일화의 문을 열어놓고 얘기하겠다”며 “대상을 97그룹으로만 한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바라는 역동적인 전당대회가 마련되고 어대명이라는 낡은 프레임을 깰 수 있어야 한다”며 “국민과 지지자들의 실망과 분노 서린 목소리를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병원 의원도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97세대들이 출마선언을 했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맞지 않느냐”며 “어떤 맛을 가지고 도수를 가진 술인지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97그룹이 경쟁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는 게 큰 행보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명계로 알려진 설훈 의원도 ‘어대명’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설훈 의원은 지난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5년 뒤를 보면서 작업을 해야지 지금 당장 당에 큰 분란이 와서 당이 망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당 대표에 출마한다는) 그런 자세는 오히려 당을 더 분란으로 끌고 간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은 13일 쿠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박용진의 민주당’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비전으로 도덕성과 중도 지지층의 회복, 이기는 정당 등을 주요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어대명’에 대해서는 막다른 골목이라고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어대명은 또 다른 패배가 기다리는 막다른 골목”이라며 “우리 지지층만이 아닌 중도와 보수, 이탈 민주층 등에게 외면 받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강 전략에 대해선 “예비경선 전이든 후든 단일화에 대해 적극 움직이고 의지를 모으려고 한다”며 “확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원의 열기가 상당하다. 변화를 요구하는 당내 흐름을 모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97그룹 단일화에 대한 질문엔 “97세대 단일화만을 바라보지 않는다. 설훈 의원과 김민석 의원 등 민주당의 변화를 공유하는 분들이라면 얼마든지 같이할 수 있다”며 “예비 경선의 여부를 떠나 대의에 공감하고 지지해주면 단일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용진의 민주당’에 대해선 “달라진 민주당과 이기는 민주당, 떳떳한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며 “지지자들이 떳떳할 수 있게 도덕적으로 명분이 있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97그룹과 다른 후보들이 힘을 모으는 게 ‘당내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견제하는 그룹이 있어야 민주당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이 힘을 합치면 당내 유의미한 흐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97그룹의 단일화를 통한 이재명 의원 견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재명의 우위가 있다”며 “이들이 힘을 합치는 게 유의미한 당내 흐름을 만들 수 있고 민주당의 건강성을 상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주하는 그룹이 아닌 견제하는 그룹이 있다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의미”라며 “이재명의 우위는 현 정부에 대한 민주당 당원의 대안 권력 욕구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견제 그룹과 이재명 의원 측 간 관계설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당원들의 지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조사방식(유선 전화면접 13.4%, 무선 ARS 86.6% 성·연령·지역별 할당 무작위 추출)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통계보정은 2022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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