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반에 있어 이제는 뺄 수 없는 ‘디지털’ 기술, 치과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치과용 의료기기 산업 영역에서 신기술이 접목된 치과용 의료기기 품목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치과 분야에 이른바 ‘디지털 솔루션’이 깊숙이 접목된 것이다.
기존에는 임플란트, 교정 시 본을 뜨고 카메라와 X-ray를 통해 촬영, 해당 자료를 토대로 치아를 분석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임플란트 네비게이션, 구강 스캐너, 3D CT, 3D 안면스캐너 등으로 이뤄진 디지털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역할을 더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고 치아나 잇몸 간격 오차를 줄이는가 하면 3D 기술로 구강 상태, 얼굴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현하기도 한다. 이는 환자의 불편감과 치료 시간을 줄여주는 이점이 있다.
심지어는 3D프린팅으로 임플란트, 치아 교정기기 등을 제작하면서 의뢰를 맡기지 않고 병원 내에서 빠르게 제작이 가능하고, 깎고 다듬는 과정 없이 맞춤형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로봇으로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법도 연구·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한림대성심병원 치과로봇수술센터에서는 치과 전담(특히 임플란트) 로봇수술실을 갖추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고령층이나 수술 시 신경이나 치아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한 빠르고 안전한 임플란트 수술용 로봇을 만들고자 한다.
변수환 한림대성심병원 치과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치과로봇수술센터장)는 “최근 산업계, 의학회는 치과 분야에 디지털을 적용한 연구나 기술개발에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의료기관을 100으로 볼 때 그 중 10%~20% 정도에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며 “적어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기관에서는 만족감이 높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적용하고자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과 분야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숙련가와 비숙련가의 진료 및 치료 경험 차이를 줄이고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보철물을 만들 때 기공소 등을 방문하지 않고도 병원에서 제작이 가능하고, 관련 의사소통 시에도 전화보다는 환자의 3D영상 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 결국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디지털 치과 기술은 아직 개발 및 적용 초기단계라 정확도가 떨어지거나 사용자마다 기술을 다루는데 대한 미숙함이 있을 수 있다. 향후 연구나 교육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다만 디지털 도입은 치과를 비롯 모든 의료 분야에 피할 수 없는 파도와 같은 것으로 언젠간 완벽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디지털 치과 산업, 국내 의료기기 시장 발전에도 한 몫
이러한 디지털 치과 산업, 혹은 ‘디지털 덴티스트리’라고 부르는 해당 산업은 국내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도 한 몫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나 원격진료가 활발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의료기기 생산·수입·수출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의료기기 수출실적 상위 10위 품목 내에 치과용임플란트고정체가 3억6211만달러로 5위, 치과용임플란트상부구조물은 1억5755만달러로 9위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수출 호조 리스트에 오른 오스템임플란트, 바텍, 덴티움과 메가젠임플란트, 디오, 덴티스, 레이 등 다양한 기업들이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통해 미국과 중국, 유럽, 아시아 국가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임플란트 판매량 1위, 매출액 세계 4위를 차지한 중견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는 5년 내 ‘글로벌 디지털 치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내보인 바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3D프린트, 3D 구강스캐너, 엑스레이 등 디지털 솔루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제품 구동을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자체 개발해 미국 시장에 나섰다. 이와 관련 지난 해 치과용 영상진단기기와 뷰어 및 교정 소프트웨어의 미국 FDA 인증을 획득하고 미국 구강 스캐너 기업과 협력으로 치과 진단 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디지털 임플란트 제품을 구비한 디오는 지난 5월 미국 내 약 10만개의 치과 거래선을 보유한 대형 유통사와의 공급계약에 이어 세계 1위 기업형 치과(이하 DSO)인 H社와도 제품교육 및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측은 1500개 치과병원 의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임플란트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디오는 이번 계약을 기반으로 올해 내 미국 내 2‧3위권 기업형 치과업체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레이는 치과용 디지털 진단시스템에서 디지털 치료솔루션까지 구비한 기업으로, 최근 3년 연평균 39%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약 70개국에 제품을 수출해 전체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레이는 올해 신제품 3D 구강스캐너로 디지털 제품 라인업을 완성,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